뉴스데스크이준희

[뉴스플러스] "발암물질 적다?"…궐련형 전자담배 진실은

입력 | 2017-07-1720:31   수정 |2017-07-1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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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독특한 모양의 이 담배, 바로 궐련형 전자담배입니다.

담뱃잎을 돌돌 만 궐련을 전자기기에 끼워 피우는 방식인데요.

유해물질을 크게 줄였다고 홍보해서 요즘 인기라는데, 100% 믿어도 되는 말일까요?

유해성 논란을 따져봤습니다.

이준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일반 담배를 피우는 것 같은데, 손에 든 건 전자기기입니다.

20년간 흡연을 해 온 이민우 씨는 지난달 궐련형 전자담배로 갈아탔습니다.

[이민우/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일반 담배는) 가래도 끼고 이빨에 치석도 끼는 게 보이는데, 바꾸고 나서는 자고 일어났을 때도 좀 담배 냄새가 거의 없는 것 같고...″

편의점 진열대는 채우기가 무섭게 동나고, 대리점 앞은 평일에도 문전성시입니다.

담뱃잎을 뜨거운 열에 찌는 방식이라 유해물질이 1/10로 줄었다는 입소문 때문인데, 오히려 흡연량이 늘었다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매장을 찾아가 유해 기준인 ′타르′, 즉 담배 연기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뺀 양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습니다.

[궐련형 전자담배 업체 직원]
″타르는 측정을 하려면 태워야 합니다. 찌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준이 달라요. 그러니까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없는 거예요.″

업체 자체 시험 결과를 보면 연기를 들이마셨을 때 비소와 카드뮴 등 상당수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고, 벤젠은 15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시험한 발암물질이 25개로 담배 전체 발암물질 80여 개에는 한참 모자라고, 다른 발암물질인 아크롤레인과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기존 담배의 82%, 74% 수준에 이른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업체 측은 검증이 안 된 기준을 적용한 검사이고, 자신들은 WHO, 미국 FDA 등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해물질이 적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신호상/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
″유해물질이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연소과정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고요. 제조, 보관, 찜 과정에서도 새롭게 생성될 수도 있고...″

내뿜는 연기에 대해서도 업체 측은 주변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가까운 거리에서 간접흡연을 한다고 가정하면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연기 바로 앞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해 보니, 일반담배의 41%, 일반 전자담배의 68% 정도가 검출됐습니다.

[김기현/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도 상당 수준의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담배 시장의 한 축이 된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 담배의 52%에 불과한 세금만 내면서 과세 논란도 커지는 가운데, 식약처는 정부 차원의 유해성분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또 복지부는 담뱃갑에 일반 담배처럼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준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