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상현 문철진

[현장M출동] 판치는 무질서·바가지 요금…몸살 앓는 피서지

입력 | 2017-07-2520:31   수정 |2017-07-25 20:4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올여름도 전국 피서지가 휴가객들의 무질서한 행태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왜 피서지만 가면 시민의식이 바닥에 내팽개쳐질까요.

적나라한 모습들 서상현, 문철진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주말, 30만 명이 찾은 해운대.

황금빛 백사장은 해가 지면서 술판으로 뒤바뀝니다.

여기저기 몸싸움에, 거친 욕설도 오갑니다.

먹다 만 술병과 음식이 널브러진 해변은 보는 사람마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인파 사이로 터지는 폭죽.

[안내 방송]
″폭죽 및 불꽃놀이 행위가 적발되면 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단속반에 오히려 큰소리입니다.

[피서객]
″아니, 아니, 이 앞에서 파니까.″

[피서객]
″끌게요. 과태료 얼마예요?″

해변에는 어른, 학생 할 것 없이, 흡연자 천지입니다.

경찰이 다가오자, 담배를 모래에 비벼 끕니다.

[구청 단속반]
″10명 단속하면 3명 정도는 욕을 하니까요. 수치스럽죠, 주위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저희한테…″

숙박요금도 사실상, 부르는 게 값입니다.

[모텔 주인]
″14만 원에서 15만 원인데…(평소에?) 5만 원 해드립니다, 평상시에는.″

[모텔 직원]
″성수기라서 2인 1실 기준으로 했을 때 19만 원, (극성수기는 더 비싸요?) 네, 더 비싸요. 그때는 25만에서 28만 원까지.″

어슴푸레 동이 터오는 바닷가.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는 보시는 것처럼 쓰레기와 술병들이 나뒹굴고 있고, 환경미화원들은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양심이 사라진 피서지, 이제는 그 전철을 끊어야 할 때입니다.

=============================

남해안의 한 섬마을.

매캐한 연기와 함께, 온갖 쓰레기가 한데 뒤섞여 타고 있습니다.

근처 바닷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바구니째 들고 와 바위틈에 버립니다.

수북한 음식물 쓰레기에서 악취가 진동합니다.

음식물이 썩으면서 발생한 침출수는 고스란히 바다로 흘러갑니다.

인근의 다른 섬.

이곳 역시,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나고 태운 흔적도 여기저기 있습니다.

[섬 주민]
″육지 같으면 집 앞에 내놓으면 싹 가져갈 텐데 섬은 그런 여건도 안 되고.″

더 큰 문제는 50가구 미만이 사는 작은 섬.

생활폐기물 관리 제외 지역이어서 자치단체가 쓰레기를 수거해 가지 않습니다.

[자치단체 관계자]
″섬에 몇 가구 안 사는데, 수거하는 시스템은 투자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까…″

자체적으로 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주민들이 관광객 증가로 쓰레기 배출이 늘어나자 그대로 내다 버리거나 태워 버리는 겁니다.

[섬 주민]
″손님들이 손수레 채로 (음식을) 가지고 와서 나갈 때는 빈손이거든요. 그럼 그 쓰레기 다 어디에 남아있겠습니까…″

휴가철을 맞은 섬마을들이 실종된 양심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해마다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MBC뉴스 문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