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혁

파도에 휩쓸린 10대‥'생존수영'으로 버텨 구조

입력 | 2017-08-0420:26   수정 |2017-08-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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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물에 뜬 나뭇잎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생존수영, 잎새뜨기입니다.

귀밑까지 물이 차올라도 당황하지 말고, 시선은 하늘을, 양팔과 다리에 힘을 뺀 채 몸을 쭉 뻗으면 몸이 수평으로 떠오르게 되는데요.

체력 소모가 적어서 오래 버틸 수 있는데, 평소 한두 시간 정도만 배워놓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수욕장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닷물 위를 떠다니던 10대 남학생도 이 수영을 해서 다행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김민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물놀이를 즐기던 중학생 한 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간 건 어제 오후 6시 반쯤.

해경 구조대원이 파도를 뚫고 나가려 하지만 2미터가 넘는 파도에 밀려 뭍으로 쓸려나옵니다.

[해양 경찰]
″접근 시도 중이나 파도가 높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상태임.″

순식간에 해안에서 8백 미터 밖까지 떠내려 길 만큼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학생 구조를 위해 중국어선 단속용 고속단정까지 출동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세 명의 구조대원이 물로 뛰어들어 신속하게 아이를 구해냅니다.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물 많이 먹었지?″

30분 동안 거센 물살을 맞았지만, 큰 상처 하나 없던 건 ′생존수영법′ 덕이었습니다.

힘을 빼고 팔다리를 벌린 채 물에 뜨는 이른바 ′잎새뜨기′ 자세로 구조를 침착하게 기다린 겁니다.

[김대원]
″파도가 계속 왔었을 때는 숨 못 쉬어서 죽을 것 같았고...그 상태로 허우적거리면 또 가라앉고 그러니까 일단 가만히 있는 게 나을 것 같다고...구조 기다리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지난 3년 동안 물놀이로 숨진 학생은 모두 60여 명.

교육당국은 세월호 참사 이후 초등학교 3학년만 의무화했던 생존수영 교육을 다른 학년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MBC뉴스 김민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