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진희

세균범벅 식혜·콩국…'수제 둔갑' 판매업자 적발

입력 | 2017-08-1820:28   수정 |2017-08-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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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주 지저분한 공장에서 만든 식혜나 콩국수를 좋은 재료로 집에서 만들었다고 속여 판 업자들이 적발됐습니다.

아파트 장터에서 팔았는데 세균이 기준치의 수천 배씩 검출됐습니다.

김진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수도권의 한 아파트 장터.

집에서 정성스레 만든 제품을 소량으로 판매한다는 상인의 설명이 한창입니다.

″우리가 방부제 처리를 안 하고, 자연주의니까 많이 안 들여와요.″
″다 집에서 100% 국산으로 만들어온 거야.″

정말 집에서 직접 만드는지 쫓아가 봤습니다.

제품을 실은 트럭이 공장 앞으로 모여듭니다.

콩국을 만드는 공장, 바닥에는 죽은 쥐가 널브러져 있고 벽에는 곰팡이가 가득합니다.

먼지가 잔뜩 낀 선풍기도 쉴새 없이 돌아갑니다.

(″사장님 여기 청소를 며칠에 한 번씩 해요?″)
″일주일에 한 번.″

식혜 공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작업장 한 켠에는 고양이가 누워 있고 여기저기 배설물도 나뒹굽니다.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진 콩국에서는 관련 기준치의 4천 배가 넘는 최대 1억 6천만 마리의 세균이 검출됐고, 식혜에서도 기준치의 1천 900배에 달하는 세균이 나왔습니다.

[노재규/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마치 집에서 본인이 직접 정성껏 만든 것처럼 소량을 진열해 놓고...″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장터 40여 곳에서만 30만 병 가까이 팔려나갔습니다.

믿고 구입한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주민]
″황당하지. 세상에 너무 기가 막히고 저 사람들이 자기들이 만들어서 파는 것도 아니고. 먹는 거 가지고 장난하는 사람들은 진짜 혼나야 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비위생적으로 콩국과 식혜를 만들어 판 생산업자 2명을 입건하고, 중간 유통상 40여 명에 대해서도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