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정환

여성차량에 '고의 충돌'…휴대전화 수리비 편취

입력 | 2017-08-3120:24   수정 |2017-08-3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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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좁은 골목길을 지나는 차량에 일부러 부딪쳐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뒤 액정수리비를 뜯어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여성 운전자만을 노렸는데, 같은 장소에서 한 달 만에 한 자매가 똑같이 당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김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의 좁은 골목길.

흰색 점퍼를 입은 남자가 지나가는 승용차에 서서히 다가가더니 팔을 슬쩍 부딪칩니다.

별일 아니라는 듯 떨어진 휴대전화를 주워 계속 걷던 이 남자는 잠시 뒤 차량을 뒤따라가 멈춰 세웁니다.

휴대전화 액정이 깨졌다며, 수리비 10만 원을 내놓으라는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2015년 1월부터 2년 동안 서울 강남 일대에서만 2백 명으로부터 2천4백만 원을 뜯어냈습니다.

[강동경/서울 강남경찰서]
″이면도로를 서행하는 여성 운전자를 상대로 고의로 사이드미러에 손목을 부딪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다음 수리비를 편취한 사건입니다.″

피해자 10명 가운데 8명은 여성이었고, 뭔가 수상하다고 여긴 피해자가 신고해 한 차례 경찰조사를 받은 뒤에도 범행은 계속됐습니다.

결국 한 장소에서 같은 수법을 써오다 자매가 한 달 만에 똑같은 피해를 당하면서 CCTV를 확인한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피해 여성]
″한 달 정도 후에 언니가 똑같은 길. 100m 전방에서 똑같은 사고가 난 거예요. 휴대전화 번호를 뒤져서 번호를 맞춰봤더니 똑같은 사람이고, 카톡도 똑같은 얼굴이 있는 거예요.″

경찰에 구속된 40살 박모 씨 은행계좌에는 6천 3백여 건에 걸쳐 10여만 원씩, 1억 원이 입금돼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사기가 의심될 경우 가벼운 사고라도 현장에서 직접 합의하지 말고, 보험사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김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