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한석

'한국 스포츠의 요람' 태릉선수촌, 역사의 뒤안길로

입력 | 2017-09-1220:37   수정 |2017-09-1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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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이 보름 후에 정식 개촌하는 진천 선수촌의 그 역할을 넘기게 되는데요.

마지막 훈련이 한창인 태릉선수촌을 김한석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 리포트 ▶

국가대표 선수들이 쇳덩이와 씨름하며 구슬땀을 흘립니다.

양정모를 시작으로 가슴에 태극기를 품고 이뤄낸 영광의 순간들.

메달의 꿈을 키웠던 이곳에서 훈련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구본길/펜싱 국가대표]
″(훈련하며)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던 곳이고, 선수촌이 이전된다고 하니까 많이 아쉽기도 하고….″

탁구와 여자 유도 훈련장이 있는 승리관은 태릉 선수촌에서 가장 오래된 시설입니다.

1973년 완공을 기념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친필 휘호가 건물 외벽에 남아있습니다.

선수들은 오랜 기간 곳곳에 남아있는 추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봅니다.

[김태훈/태권도 국가대표]
″여기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점은 좋은 것 같아요.″

1966년 문을 연 태릉선수촌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현대식 종합훈련 시설로 자리 잡았고, 체계적이며 집중적인 선수 육성을 통해 단기간에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체육 강국으로 성장시킨 배경이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태릉 주변의 원형 복원을 추진하고 있어 다음 달에는 거의 모든 종목이 진천 선수촌으로 이전해야 합니다.

태릉선수촌이 가진 근현대 상징물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대한체육회는 주요 8개 건물과 빙상장 등의 보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승곤/대한체육회 정책연구센터장]
″근대 체육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앞으로 청소년이나 일반 국민들에게 체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설립 이후 하계올림픽에서만 255개의 메달을 일궈낸 태릉 선수촌.

땀과 눈물, 함성과 탄식은 사라지지만 반세기 넘도록 국가대표의 또 다른 이름이 돼왔던 태릉선수촌은 한국 스포츠의 메카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MBC뉴스 김한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