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장현주

여진 공포 속 첫 등교…막막한 대피소 이재민들

입력 | 2017-11-2020:05   수정 |2017-11-20 20:0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이렇게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포항 지역 학생들은 오늘부터 다시 등굣길에 올랐습니다.

대피소 생활이 길어지는 데다 추위까지 겹쳐 이재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장현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진 피해 지역 주민들이 생활하고 있는 포항 흥해 남산초등학교.

한쪽에 대피소가 운영되고 있지만 어린 학생들은 다시 학교로 나왔습니다.

[강서영]
″친구들 표정이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요. 건물이 무너지면 친구들이랑 다쳐서 못 나올까 봐….″

계속된 여진에 등교를 미룬 학생들의 빈자리도 눈에 띄지만, 친구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조금이나마 지진 공포를 잊게 됩니다.

[권소망]
″오랜만에 와서 공부도 하고 선생님 얼굴도 보니까 재밌고, 얘들 얼굴 보니까 밝아가지고 괜찮은 것 같아요.″

지진 후 첫 등교라 선생님도 학생들의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이나하나/흥해 남산초등학교 담임교사]
″자기의 (지진) 경험들이나 불편함을 드러내고 친구들끼리 이야기하고 나니까 되게 생각보다 밝아서….″

하지만 이재민들은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또다시 강진이 발생하진 않을지 ′지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매자/이재민]
″숨도 가쁘고, 가슴도 답답하고, 읍사무소 의사선생님한테 이야기해서 약을 먹었는데도 아직까지 잠은 그대로 못 자고….″

특히 고령의 이재민들은 심리적 충격을 좀처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영렬/보건복지부 포항 재난심리지원단]
″세상을 좀 그만 살고 싶다. 이런 극단적인 말씀도 하실 정도로 그런 상태이신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서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정부 당국은 대피소에 사생활 보호를 위한 칸막이나 텐트를 설치하고 심리 상담을 확대하는 등 이재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지원책을 확대 시행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