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윤수

총 들고 '미아' 된 예비군…입막음 사례금까지

입력 | 2017-12-2920:22   수정 |2017-12-29 21:0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군 부대에서 예비군 훈련 마치고 돌아와 인원 점검을 했더니 몇 사람이 비어 있었습니다.

야산에 두고 왔다는 건데요.

어이가 없죠.

미아가 된 예비군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그다음은 더 어이가 없습니다.

박윤수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강원도 원주의 한 군부대.

지난 7월 동원 예비군 훈련을 실시한 이 부대는 근처 야산에서 야간 훈련을 마치고 밤 11시를 넘겨 막사에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작전지역에 예비군 4명을 두고 왔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당시 소총까지 갖고 있던 예비군들은 이곳 훈련장에서부터 부대까지 한 시간을 걸어서 돌아갔습니다.

한밤중, 게다가 낯선 곳이라 이들은 부대로 전화해 위치를 물어가며 찾아갔습니다.

[예비군 곽OO 씨]
″주민들한테 휴대전화 빌려가지고, 전화해서(부대에) 찾아갔죠. (개인 휴대전화) 다 반납하니까″

자정을 지나 부대에 돌아온 이들은 ″더 이상 훈련을 받지 못하겠다″며 조기 퇴소를 요구했고, 대대장은 이들 중 3명을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이후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3일짜리 훈련 중 이틀만 받고 귀가했기 때문에 이들은 규정상 훈련불참자로 처리돼 다시 훈련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러자 간부들은 예비군들의 항의로 자신들의 실수가 드러날 것을 걱정해 사비를 모아 예비군 3명에게 각각 60만 원씩 건넸습니다.

[예비군 유OO 씨]
″국방부에다가 신고를 하겠다,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조금의 사례를 받기는 했거든요. 그냥 우리끼리 해프닝으로 정리를 하자…좋게좋게″

[예비군 손OO 씨]
″그런 일이 있든 없든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을 해서…. (말하기가) 좀 불편해요.″

당시 모든 결정에 책임이 있는 지휘관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대대장]
″제가 좀 나중에 전화 드릴게요.″

예비군 조기 퇴소는 훈련성과가 특별히 우수한 예비군들만 몇 시간 빨리 내보내 주는 선에서 엄격히 시행하도록 돼 있습니다.

허술한 관리에 규정에도 없는 조기 퇴소, 게다가 어이없는 입막음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는 예비군 훈련에 또 하나 황당한 사례가 추가됐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