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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투데이] 밀렵에 희생당하는 동물들, 정말 몸에 좋을까?

입력 | 2017-02-1307:33   수정 |2017-02-1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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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훈 앵커 ▶

예전보다 많이 사라지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몸에 좋다면 가리지 않고 먹는 보신 문화, 여전합니다.

이에 따라 야생동물의 수난이 끊이지 않습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동안 밀렵으로 희생된 야생동물은 모두 2만 6천여 마리입니다.

뱀, 노루, 멧돼지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한때 ′괴물쥐′라고 불렸었죠.

뉴트리아에 웅담의 주성분인, 발음도 어렵습니다.

′우르소데옥시콜산′이 곰보다 더 많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이 성분이 항산화효과, 노화방지에 좋다고 알려진 건데 이 때문에 낙동강 유역에는 때 아닌 뉴트리아 사냥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한 번 보시죠.

◀ 리포트 ▶

어른 팔만 한 뉴트리아가 유유히 헤엄을 칩니다.

수풀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르기도 합니다.

뉴트리아 전문 사냥꾼과 함께 포획틀을 설치한 낙동강 하류를 찾았습니다.

두 개를 설치했는데, 포획틀 상당수가 통째로 사라졌습니다.

뉴트리아의 쓸개에 웅담 성분이 있다는 보도 이후 벌써 40여 개째입니다.

[전홍용/뉴트리아 사냥꾼]
″뉴트리아 잡혀 있는 걸 들고 가고, 잡겠다고 포획 틀을 또 들고 가고…″

뉴트리아를 잡겠다며 온 뜨내기 사냥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 박재훈 앵커 ▶

먼저 허가받지 않은 뉴트리아 포획이나 유통은 불법이라는 사실부터 꼭 알아두셔야겠습니다.

엄주원 아나운서, 야생 동물 포획이 점점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요.

◀ 엄주원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기계와 장비를 이용해 한층 지능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고요.

단속 정보도 인터넷을 활용해 조직적으로 교환한다고 합니다.

◀ 박재훈 앵커 ▶

그런데 요즘 같은 겨울이 밀렵꾼들에게는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죠?

◀ 엄주원 아나운서 ▶

맞습니다.

산에 낙엽이 지면서 야생동물이 숨을 곳이 적어지고요.

쌓인 눈 위로 이동 흔적이 남아서 밀렵꾼들이 발견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불법으로 잡은 야생동물은 밀거래로 은밀하게 시중에 유통되는데요.

실제로 2015년 기준으로 뱀 429마리, 멧돼지 13마리 등 2천5백여 마리가 밀거래로 유통되다 적발됐습니다.

그럼 이렇게 유통된 야생동물이 어떻게 거래되는지, 관련 보도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건강원에 가봤습니다.

밀수로 들여오는 중국산 뱀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느라, 토종 야생 뱀만 취급한다며 영업에 열을 올리는 곳부터.

[A 건강원 주인]
(뱀은 여기서 잡아요? 용문산에서?)
″그렇죠. 각지에서. (뱀탕이) 잘된 건 간이 어느 정도 돼서 맛있어요. 뱀 자체에서 우러나요.″

만병통치약식 효과를 내세우는 곳도 있습니다.

부르는 값은 기본 수백만 원.

[B 건강원 주인]
″간도, 장도 좋아지고 피 순환도 되고, 한탕 하는데 3백만 원은 싼 것이에요. 좋은 건 더 많이 비싸요.″

심지어 의사인 양 구체적인 뱀탕 처방을 내려주기도 합니다.

◀ 박재훈 앵커 ▶

불법으로 포획해서 은밀하게 유통하는 게 하나의 거대한 산업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불법인 줄 알면서도 이런 일이 이어지는 건 역시 돈이 되기 때문이겠죠?

◀ 엄주원 아나운서 ▶

당연합니다.

야생동물을 건강원 등에 밀거래하면 멧돼지 쓸개는 한 개에 50만 원이 넘고요.

고라니도 한 마리에 2~30만 원에 팔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뱀이나 개구리도 수만 원씩에 거래되고 있고요.

처벌이 약하다는 점도 밀렵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법적으로 밀렵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징역형을 받는 일은 거의 없고요.

대부분 2~3백만 원 정도 벌금을 냅니다.

단속만 잘 피하면 제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거죠.

이런 상황 탓에 일부 야생동물은 멸종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관련 보도 보시죠.

◀ 리포트 ▶

멸종위기동물 2급 구렁이입니다.

밀렵꾼에게 잡혔다가 다시 방사된 겁니다.

인공 증식한 1-2년생 새끼 구렁이 10마리도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겨울잠 장소를 위해 국내 처음으로 파충류 인공 서식처까지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불법 포획입니다.

구렁이를 방사하던 당일, 공원 직원들이 산에서 내려오던 사람들을 단속합니다.

장화를 신은 게 수상해서 짐을 살펴봤더니 작은 주머니 속에 흑갈색의 쇠살모사가 잡혀 있습니다.

◀ 박재훈 앵커 ▶

그렇다면 여기서 아주 근본적인 의문 하나 풀고 가죠.

실제로 몸에 좋기는 좋은 겁니까?

◀ 엄주원 아나운서 ▶

글쎄요.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오소리, 구렁이, 고라니 등 야생동물 식재료의 영양소를 분석했습니다.

돼지고기나 닭고기보다 영양가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도축한 소, 돼지 등은 냉동차로 위생적으로 이동하지만, 밀렵으로 잡은 동물은 일반 차량으로 장시간 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패할 수도 있고요.

생충 감염 위험도 커집니다.

기생충에 감염된 야생동물을 먹으면 사람의 간, 비장 등에 기생충이 들어와서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고요.

심지어 뇌에 해를 끼치거나 실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사냥 열풍이 부는 뉴트리아의 간에서는 간 모세선충이라는 기생충이 발견되기도 해서 각별히 주의를 하셔야겠습니다.

◀ 박재훈 앵커 ▶

환경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야생동물 밀렵과 밀거래를 집중단속할 예정입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밀렵을 신고하면 최대 5백만 원까지 포상금도 지급한다고 합니다.

<이슈투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