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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규
"벤치에서 쪽잠"…카트 노동자 열악한 '근무조건'
입력 | 2019-12-23 06:19 수정 | 2019-12-23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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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인천국제공항 카트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식사시간도 제대로 보장이 되지 않고, 야간근무 때는 쉴 공간이 없어 터미널 구석에서 쪽잠을 자야 한다는데요.
곽승규 기자가 노동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인천공항 곳곳에 놓인 카트들.
누군가 버리듯 두고 간 이 카트들을 모아서 사용하기 쉽게 정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공항 카트노동자]
″몇 번씩이고 실례합니다, 비켜주세요 해도 안 비켜주고 하면은 (힘들죠.)″
오전 7시에 근무를 시작해 12시35분이 돼야 점심을 먹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여유가 없습니다.
구내식당으로 향하는 노동자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교통 센터에서 식당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만 10분.
그런데 이들에게 주어진 점심시간은 단 40분입니다.
식당까지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 20분을 제하고 나면 20분 안에 주문에서 식사까지 모두 마쳐야 합니다.
오후 근무조의 사정도 열악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점심식사 후 밤 9시 30분에 업무가 끝날 때까지 주어지는 저녁 휴게시간은 단 20분.
제대로 식사를 할 시간도 없다 보니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입니다.
[오태근/공항 카트노동자]
″20분 만에 햄버거를 먹고 그나마 잠깐이라도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다 일을 시작하려다 보니…(나이가) 50이 넘다 보니까 소화도 잘 안 되고…″
밤이 깊어지면서 조금씩 한산해지는 공항.
이용객이 가장 적은 새벽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3시간 동안이 휴식시간입니다.
노동자들은 이때 공항 벤치에 누워 휴식을 취합니다.
회사 측은 상주 직원용 쉼터가 있다고 말하지만, 이 쉼터는 수십 개의 상주업체 직원 모두가 이용하는 공용공간입니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곳은 먼저 일을 끝낸 다른 업체 사람들로 자리가 차고는 합니다.
조금 더 멀리 있는 면세구역 안 또 다른 쉼터까지 가야 자리가 나지만, 이마저도 누워서 쉴 수 있는 수면실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수면실을 찾아 헤매느니 그 시간에 벤치에 눕거나 차라리 사무실 맨바닥에 누워 쪽잠을 청하는 것입니다.
[공항 카트노동자]
″(제대로) 자야 피로가 풀리는데 여기서 자고 일어나면 솔직히 그렇죠. 잔 것 같지도 않고.″
취재가 시작되자 회사 측은 이들에게 침낭과 베개를 지급했습니다.
MBC뉴스 곽승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