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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단독] '소액 투자자'라더니…윤석열 장모 '수상한 담보대출'
입력 | 2020-05-26 20:10 수정 | 2020-05-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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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검찰 총장의 장모인 최모 씨가 공동 이사장으로 있었던 한 요양병원이 지난 2015년에 수사를 받았습니다.
영리 목적의 병원으로 사기 혐의를 받았는데, 당시 관련자들이 줄줄이 처벌을 받았던 반면, 유독 최씨만은 법망을 피해 갔습니다.
이사장이기는 했지만 최씨가 2억원만 투자를 했고,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게 그 이유 였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까, 최씨가 이보다 열 배 많은 20억원, 가장 많은 돈을 병원에 지원 했던 정황이 드러 났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먼저 이유경 기자가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파주시의 한 요양병원.
2015년 여름, 검찰은 이 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이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재단과 병원을 설립한, 이른바 ′사무장 병원′에 대한 수사였습니다.
그 결과 23억 원에 달하는 요양 급여비를 불법으로 타낸 것으로 드러났고, 병원 운영자 주 씨 부부와 공동 이사장 구 모씨 등 3명이 기소됐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 징역형이었습니다.
[의료재단 측 변호인]
″요양 급여비가 다 건강보험공단 관련해서 사기·부정수급이라고 같이 패키지로 묶여서 사안이 좀 커졌어요.″
하지만 공동 이사장 2명 가운데 1명이었던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는 예외였습니다.
공동이사장 두 명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의료재단 이름을 지었을 정도로, 최 씨 역시 핵심 인물로 보이는데도 관련자 3명이 모두 처벌되는 와중에 혼자 수사기관의 칼날을 피한 겁니다.
당시 최 씨는 자신이 ″2억원을 투자한 소액투자자 중 한 명이었을 뿐 병원 운영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일까.
MBC가 확인한 과거 최 씨 소유 상가 건물의 등기부등본입니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4층 짜리인데, 10년간 최 씨가 보유하다가 2015년 6월 64억 원에 팔렸습니다.
그런데 2013년 3월, 최 씨가 공동 이사장이었던 문제의 의료재단이 이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린 것으로 돼있습니다.
채권 최고액은 22억 1천만 원, 다시 말해 17억 원에서 많게는 20억 원 정도를 이 병원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구정모/변호사]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는 자가 자신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투자 성격에 가까운 어떤 지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 씨의 투자금 규모가 당초 본인이 주장했던 2억원의 10배 가까운 20억 원에 달했을 걸로 의심되는 정황.
10억원을 의료재단에 투자했다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공동이사장 구 씨보다 더 많은 돈을 댄 셈인데, 어떻게 법망을 빠져나갔을까.
최 씨는 수사 당시 경찰에 ′책임면제 각서′라는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병원 운영자 주씨와 또 다른 공동이사장 구씨에게 받아낸 서류인데, ″최 씨는 병원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 민·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적혀있습니다.
최 씨는 이 서류를 내밀며 결백을 주장했고, 수사기관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최 씨가 책임면제각서를 만든 건 공교롭게도 수사가 시작되기 몇 달 전.
누군가의 법률 조언을 받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각서의 법적 효력 자체도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남성욱/변호사]
″자기들끼리의 약속이에요. 외부적으로 의료법 위반이라든지 외부적으로 어떤 행위에 대해서 최 씨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형사적으론 의미가 없는 그런 각서에요.″
이에 대해 최 씨측은 ″병원 측과 금전대여 관계가 있었지만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 모두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경영에 관여하지 않아 책임이 없다는 기존과 같은 입장을 MBC에 밝혀왔습니다.
또 ″책임면제각서의 작성 시기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훨씬 전이어서 수사 대비를 위해 허위로 작정됐을 가능성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김희건 /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