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박성동

용암이 만든 '1만 년' 비경…'피난민 품어준' 만장굴 공개

입력 | 2020-07-25 20:31   수정 | 2020-07-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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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제주에 있는 만장굴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과 우리나라 동굴 중 최초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지질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가지는데요.

그동안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구간이 9월에 일시 공개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박성동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높이 20미터, 길이 7km가 넘는 거대한 용암동굴인 만장굴.

갓 용암이 지나간 듯, 특이한 암석무늬와 벽에 새겨진 가로 줄무늬가 선명합니다.

여러 차례 용암이 흐르면서 동굴이 층층이 생긴 탓에 바닥이 무너진 곳은 브이자형 계곡이 생겼고 무너지지 않은 곳은 다리처럼 남았습니다.

천장 곳곳에는 박쥐가 겨울잠을 잔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만장굴은 만 년 전에 형성됐지만 세계적으로 몇 안 되게 내부 형태가 잘 보존돼 있어 보전적 가치가 높은 용암동굴인데요.

이 뒤로 보이는 1km 구간이 일반 대중에게 새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미공개 구간에서는 동굴 형성 당시 용암 점성의 특성까지 알 수 있는 다양한 용암 구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기진석/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
″밧줄 구조 같은 게 많이 발달돼 있습니다. 용암이 흐를 때 점성과 방향을 뜻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공개 구간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저희가 이런 것들을 보전하기 위해서 일반인에게는 개방을 안 하고 있습니다.″

만장굴과 이어진 700미터 길이 김녕굴도 1993년 이후 낙석 위험으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지만, 전구간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김태욱/세계유산축전 총감독]
″우리 아픈 역사이기도 했던 4.3 기간에는 (피난민을) 품어줬던, 자연이 만든 생명이 인간의 생명을 조심스럽게 품어줬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번 축전을 통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가치를 느끼고,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제주도는 오는 9월 열리는 세계유산축전 기간인 4일부터 20일까지 사전신청을 받은 500여 명에게 용암동굴 미공개 구간 탐방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박성동입니다.

(영상취재: 손세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