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 속 또 다른 '물난리'…마실 물이 없다

◀ 앵커 ▶

일손만 부족한 게 아닙니다.

물난리가 났는데 정작 마시고 씻을 물이 부족한 겁니다.

상수도 시설이 고장 났기 때문 인데요.

박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북한과 군사분계선을 마주하고 있는 강원도 인제 서화면.

지난 열흘동안 일년 강수량의 절반에 가까운 51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서 다리가 끊어지고 농경지가 쓸려 내려갔습니다.

빗줄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2천 3백여 명의 주민들은 식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쏟아져 내려온 흙탕물이 취수 시설을 덮치면서 수돗물을 정화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이진숙/인제군 공무원]
"북한에서 물이 많이 내려왔기 때문에 이렇게 좀 취수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 싱크대는 아무리 닦아도 얼룩지고 전기밥솥에선 흙냄새가 나서 먹지 못할 정도.

세탁기 사용은 엄두도 못내고 야채도 공동 수돗가에서 흙을 가라앉힌 물로 씻어야 합니다.

[김금순/주민]
"새까맣게 앉잖아요. 그리고 흙내가 나서 못 먹겠어요. 흙내가 나서…"

일주일 가까이 면사무소에서 먹는 물을 배급받고 있지만 1인당 하루 2리터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합니다.

침수된 상수도 시설에 물이 완전히 빠지고 진흙까지 완전히 제거해 제 기능을 찾기까지 사나흘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식수난이 하루 빨리 해결돼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민깁니다.

(영상취재: 최정현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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