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한수연

백신판 '스푸트니크 충격'…대규모 임상 생략 안전성은?

입력 | 2020-08-12 20:25   수정 | 2020-08-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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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19를 예방해줄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름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라고 붙였습니다.

그런데 임상 시험을 제대로 마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신에 가장 중요한 건 최초가 아니라 안전이라는 불신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수연 기잡니다.

◀ 리포트 ▶

러시아가 개발했다고 발표한 백신의 이름은 스푸트니크V.

1957년 구소련이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인공위성 스푸트니크의 이름을 땄습니다.

당시 미국보다 먼저 발사에 성공하면서 미국을 이른바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미국보다 앞서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것을 강조한 겁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오늘 아침 코로나19 백신이 세계 최초로 등록됐습니다. 백신은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면역력이 입증됐습니다.″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앨릭스 에이자/미국 보건장관]
″백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최초가 아니라 미국인과 전 세계인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과학자들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스푸트니크 백신은 일반적인 3단계 임상을 거치지 않고 1단계 시험을 한 뒤 한 달 만에 최종 승인됐습니다.

그마저도 임상시험 결과는 공개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마이클 헤드/영국 사우샘프턴대 수석연구원]
″공개된 아주 적은 자료를 바탕으로 겨우 몇십 명의 사람에게만 시험 된 것으로 보입니다.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 매우 이른 단계입니다.″

러시아가 백신 안전성의 근거로 내세운 건 푸틴 대통령 딸의 접종 사실 뿐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제 딸 중 한 명이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열이 조금 올랐지만) 지금은 매우 건강하고 항체 수치도 높은 상태입니다.″

WHO는 이 백신을 사전 승인할지 여부를 러시아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엄격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유보적 입장을 내놨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2주 안에 백신을 의료진들에게 먼저 접종하겠다며 서방 국가들의 비판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초고속 작전′에 이어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기습 발표로 백신 개발이 속도전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한수연입니다.

(영상편집: 김선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