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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호
"감시장비 7번 포착"…해병2사단장 보직해임
입력 | 2020-08-01 07:11 수정 | 2020-08-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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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탈북민 김 모씨가 북한으로 넘어간 과정을 조사해보니, 우리 군 경계의 허점이 여기저기서 드러났습니다.
군은 철책 아래 배수구가 취약하다는 걸 알면서도 10년 가까이 방치했고, 김씨가 헤엄쳐 북한 땅을 밟기까지 감시 장비에 7차례나 포착됐지만 이상 징후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남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탈북민 김 모씨가 군 감시장비에 처음 포착된 건 지난 18일 새벽 2시 18분.
택시를 타고온 김씨는 연미정 배수구 근처에서 내렸습니다.
인근 소초 경계병이 택시의 불빛을 봤지만 늦게 귀가하는 주민일거라 짐작하고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습니다.
연미정 바로 옆 배수구로 들어간 김씨는 새벽 2시 46분 한강에 입수해 4시 황해도 개풍군 탄포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15분을 헤엄쳐 갔습니다.
그동안 김씨는 7번이나 군 감시장비에 포착됐습니다.
이중 5번은 감시카메라에, 북한 땅에 오른 뒤에는 북쪽을 향해 있는 군 열상감시장비에 두번 잡혔습니다.
그러나 감시카메라는 주변 부유물들과 뒤섞여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고, 열화상 카메라에 잡힌 김씨는 북한 주민으로 판단했다는게 군 당국의 해명입니다.
남쪽에서 헤엄쳐 건너간 사람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배수로에 설치된 경계시설물이 아무렇게나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던 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김씨가 빠져나간 배수로에는 14개의 차단봉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낡고 녹이 슬면서 사람이 충분히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벌어져 있었습니다.
규정에 따르면 매일 두 차례 이상 점검해야 하는데 지난 2011년 설치 이후 단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김준락/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우리 군은 이번 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한 가운데 물골, 배수로 등 경계 취약 요소에 대해 즉각 보강하고″
합참은 경계 실패 책임을 물어 해병 2사단장을 보직해임하고 해병대사령관과 수도군단장에게 엄중 경고하는 등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