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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림
통장 만들 땐 2% 준다더니…"아무도 못 받았다"
입력 | 2020-09-29 07:35 수정 | 2020-09-29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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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은행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이자를 조금만 더 준다고 해도 솔깃하죠.
그런데 소비자 신뢰도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농협은행이, 높은 금리를 준다며 5만여 명을 가입시켜 놓고 이후 슬그머니 금리를 깎았습니다.
한두번이 아니라는데요,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이 정도면 사기 아닌가 싶습니다.
강나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직장인 김 모씨는 9년전 농협은행 직원의 권유로 입출금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5년 이상 통장을 유지할 경우, 얼마를 맡기든 간에 연 2% 이자를 준다는 파격적인 조건.
1억원을 맡기면 연 이자 2백만원이 나온다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김씨는 황당한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달 말부터 이 통장의 우대금리가 연 1%로 줄어들고, 이마저도 원금 1백만 원까지만 적용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00/농협은행 고객]
″통상적으로는 1억원 가까이 현금을 넣어뒀는데… (애초 약속대로라면) 세전 이자가 2백만원인 거죠. (그걸) 1만원으로 줄인다는 거죠.″
알고보니 이 은행이 이런 식으로 우대금리를 내린 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엔 5개 상품에서 우대금리를 최대 1.9%p 없앴고, 2016년에도 4개 상품의 우대금리를 2%p 가까이 없애거나 줄였습니다.
문제의 통장만 해도, 5년 이상 유지하면 연 2% 우대금리를 준다며 가입시켜 놓고, 불과 3년 뒤 금리를 깎았는가 하면 (연 1.5%), 이번에는 금리를 낮춘 것도 모자라 (연 1%) 금액 제한까지 만든 겁니다.
이 통장을 만들어 5년 이상 유지한 고객은 5만7천 명.
이 가운데 처음 약속받은 연 2% 이자를 받은 고객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농협은행 측은 수시입출금통장은 늘 금리가 바뀐다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떨어진 영향으로 우대금리 혜택을 줄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내릴 땐 우대금리를 뭉텅이로 깎던 이 은행이, 기준금리가 인상됐던 2017년과 2018년엔 고작 0.1%p씩 올리는 데 그쳤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이 문제를 추궁하자, 농협은행은 ″우대금리 인하를 보류하겠다″고 바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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