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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승
"여성 뽑으면 회의 길어져"…도쿄올림픽 '휘청'
입력 | 2021-02-04 20:25 수정 | 2021-02-0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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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여성이 많으면 회의 시간이 길어진다″
일본의 총리까지 지낸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 조직 위원장이 공식 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비난이 빗발치자 사과를 하긴 했는데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없는 얘기를 한 건 아니″라고 발끈했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4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되자마자 피겨 스타 아사다 마오를 비난해 물의를 빚었던 모리 요시로 회장.
[모리 요시로/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저 애는 중요한 순간에 꼭 자빠져요. 어째 그러는지…″
이번엔 일본 올림픽조직위 회의에 출석해 여성 이사 비율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배로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해 한 사람이 손을 들면 모두 발언하게 된다″며, ″굳이 수를 늘리려면 시간도 규제해야 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노골적이고 몰상식한 여성 폄훼 발언에 나라 안팎에서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올림픽 이념에 역행하는 발언으로 책임이 무겁다′고 썼고, 뉴욕타임스도 ′도쿄올림픽 주최측이 새로운 분노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SNS에도 ″이런 나라라면 여성 선수들이 불참해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모리 회장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했고, 사퇴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질문 공세가 이어지자 ″없는 얘기를 한 건 아니었다″며 발끈했습니다.
″(경기 단체들이) 여성 이사를 많이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여러 일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게 기억나서 말한 겁니다. (여성 이사 늘리면) 앞으로 힘들어질 거라고 한 겁니다.″
올해 83살로 지난 2000년 총리까지 지낸 모리 회장은 올초엔 도쿄올림픽 개최가 어렵다는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모리 요시로/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지난달 12일)]
″조직위원회 회장으로서 내가 ′올해는 어렵죠′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합니다.″
최근 일본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올림픽 취소나 재연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무관객 경기라도 개최하겠다는 입장인데, 계속 악재만 쌓이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 이장식, 김진호(도쿄) / 영상편집: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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