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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경
112에 네가 왜 나와?…전화 가로채는 보이스피싱
입력 | 2021-02-04 20:32 수정 | 2021-02-0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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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주문도 하지 않은 물건을 보낸다는 문자에 항의성 전화를 한 통을 걸었는데 이게 전화 사기의 씨앗을 심는 순간이었습니다.
전화를 걸면 사기 일당의 꾐에 수상한 앱을 하나 깔게 되고, 그때부터 내가 거는 모든 전화를 사기 일당이 중간에서 다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이재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파트 입구에서 서성이는 한 여성.
잠시 뒤 한 남성이 누런 종이 가방을 들고 나타납니다.
여성이 문 안쪽으로 안내하자 남성이 종이 가방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냅니다.
5만 원짜리 백 장 묶음이 7개.
3천5백만 원입니다.
가방에 도로 담은 현금은 고스란히 여성의 손에 넘어갑니다.
돈을 건넨 남성 이 모 씨는 지난달 25일, 사지도 않은 의료기기를 배송하겠다는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뭔가 이상해 전화했더니 홈쇼핑 고객센터라는 곳에선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고 말했고, 이어 연락한 경찰 안내에 따라 앱을 하나 설치했습니다.
보이스피싱이 의심스러웠던 이 씨는 혹시나 싶어 114에서 번호를 안내받고 경찰과 금융감독원에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통화했던 사람들이 그대로 전화를 받았고, 이 씨는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현금을 찾아오라는 말에 따라 현금 3천5백만 원을 건넨 겁니다.
[이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경찰에서) 이런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니까 협조를 해서 (범인을) 잡아야겠다… ′협조를 해 달라′는 그 말에 넘어갔죠.″
경찰 조사 결과, 이 씨가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순간, 이 씨가 거는 모든 전화를 보이스피싱 조직이 가로채 받았던 겁니다.
[허 준/창신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보이스피싱 같다고 의심하면서도 너무 치밀하게 준비를 하니까 사람들이 그런 의심을 덜 하게 된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점점 더 체계적이고 조직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보다 치밀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지난 3년간 전국에서 10만 3천여 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금액은 1조 7천억 원이 넘었습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성(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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