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강나림

"잠잠해졌으니 이제 나가라"…다시 강제 퇴원 통보

입력 | 2021-03-24 20:55   수정 | 2021-03-24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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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시가 지난달 한 요양 병원을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지정하면서 입원중이던 환자들이 쫓겨나게 되자,

환자 보호자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당시 서울시는 강제로 쫓아내진 않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그런데 한달이 지나 분위기가 잠잠해지자 또다시 병원을 비우라고 통보했습니다.

강나림 기자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달, 서울의 한 요양병원 환자 보호자들이 거리로 나와 퇴원만은 막아달라며 호소에 나섰습니다.

시청 앞 찬 바닥에 무릎도 꿇었습니다.

서울시가 이 요양병원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강제 퇴원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이 병원에는 8,90대 중증 환자 260명이 입원중입니다.

[윤00/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 이런 국가적 위기상황에 병상 양보해야 하는 거 아니냐..제가 병원에 누워있으면 양보할 수 있겠어요. 제 아들이 누워있어도 옮겨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부모님 병상을 빼라는 건 할 수가 없어요..″

MBC 보도 다음날 방역당국과 서울시는 강제 퇴원 지침을 보류했고, ″대화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는 다시 강제 퇴원을 통보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병원 측에 ″보호자와 주민의 민원이 잠잠해졌다″며

″민원은 서울시가 책임질테니 일주일 내로 환자 퇴원 계획을 세우고, 입원 환자도 더 받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장문주 원장/강남구립행복요양병원]
″(강제퇴원) 그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 민원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서 서울시가 책임을 지겠다는 말만 하였습니다.″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건지 서울시에 물었습니다.

서울시는 새로운 병원을 소개해주면 되는거 아니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설이 좋아 퇴원을 안하는 거라고 보호자들을 탓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좋은 병원을 나가기 싫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어쨌든 저희는 감염병 전담요양병원으로 지정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행은 해야할 거 아니에요. 다른 병원 시설 좋은 데 만약 필요하면 저희들이 섭외를 해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서울시가 대화하는 시늉만 하고, 환자들의 위중한 상태는 나몰라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윤00/요양병원 환자 보호자]
″예전에 다 거쳐왔던, 시설이라든가 의료진이 안 좋아서 병상이 남아도는 그런 병원으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병세가 악화되는 건 물론 죽음에도 이르게 하는 처사..″

방역 당국은 강제 퇴원 방침은 사실이 아니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서울시는 ″전담 병원 지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병원측 관계자는 ″요양병원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병상 수요가 줄어들텐데도 굳이 강제 퇴원을 강행하는 서울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MBC뉴스 강나림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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