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상빈

뺨 후려친 대사 사모님의 버티기…사과 거부도 특권?

입력 | 2021-04-20 20:29   수정 | 2021-04-2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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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 MBC가 입수한 이 CCTV 영상에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경찰은 대사 부인한테 출석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정 상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일 낮, 서울 용산구의 한 옷 가게.

검은색 옷을 입은 한 중년 여성이 한 아름 옷을 안고 오더니 신발도 벗지 않은 채 흰색 바지를 입습니다.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입니다.

한 시간 동안 옷을 보다 매장을 나선 대사 부인을 분홍색 옷의 점원이 뒤따라 나갑니다.

공교롭게 대사 부인이 입고 있던 옷이 매장에서 파는 옷과 같아서 계산하지 않고 나간 건 아닌지 확인한 겁니다.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된 직원은 사과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2분 뒤 다시 매장으로 돌아온 대사 부인은 직원을 강하게 잡아끌고 심지어 뒤통수까지 때립니다.

다른 직원이 말리자 거칠게 밀며 손가락질하더니 이번엔 뺨을 내려쳤습니다.

이 직원은 왼쪽 볼이 빨갛게 부어오를 정도로 다쳤습니다.

이를 지켜본 다른 손님이 ″왜 때리냐, 경찰을 부르겠다″고 할 정도였지만, 대사 부인은 경찰이 올 때까지 휴대폰만 들여다보며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로 사건 발생 열하루가 지났지만 대사 부인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주 대사 부인을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했지만, 대사 부인 쪽에선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면책 특권 때문에 출석을 거부해도 딱히 방법이 없습니다.

[임한택/한국외대 언어외교학과 교수]
″우리가 출석요구를 계속하더라도 그쪽에서 자발적으로 응하지 않는다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습니다.″

길 가던 여성 2명을 이유 없이 마구 때리고, 출동한 경찰관 팔을 물어뜯었던 러시아 외교관.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했던 수단 외교관과 음주운전 사고를 냈던 수많은 외교관들도 면책 특권 때문에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해당 국가가 외교관들을 소환해 자국법으로 처벌하는 방법이나

양국 간 특별 조약을 맺고 면책특권을 빼앗는 것도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습니다.

[김봉철/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EU연구소장)]
″그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이런 경우에는 면책특권을 활용하지 못 한다고 하는 양국 간의 특별조약을 체결한다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가능성도 있겠죠.″

우리 외교부는 ″대사 부인이 입원하면서 경찰 출석 시일을 늦춘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 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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