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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휘
[제보는 MBC] 신혼집 덮친 '물벼락'…임대주택 서민 울린 '무책임 행정'
입력 | 2021-05-10 20:23 수정 | 2021-05-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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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제보는 MBC입니다.
신혼부부를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 싼 보증금과 월세, 그리고 새 아파트, 당첨된 신혼부부들은 분명 설레는 마음으로 입주했을 겁니다.
그런데 거실과 주방 천장에서 한 달 넘게 물이 줄줄 샌다면, 어떨까요.
지어서 입주시키면 끝인 건지, 김건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동작구의 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주택.
이곳에 사는 신혼부부가 지난해 여름 찍은 영상입니다.
주방 천장에서 굵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져 식탁이 흥건해졌습니다.
이런 상태가 2주 내내 계속됐습니다.
그러자 시공사는 천장에 물이 고인 것 같다며 구멍을 냈습니다.
그랬더니 수도꼭지를 튼 것마냥 물줄기가 쏟아져내립니다.
바닥에 행주를 깔고 물통을 받쳐도 감당이 안 될 정도, 이렇게 또 2주 넘게 물이 떨어졌습니다.
[입주민 신혼부부]
″빨래통을 갖다놨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돼서… 뭐라도 좀 해놔라 해서 대야를 갖다놨는데 너무 (물이) 광범위하게 떨어지는 거예요.″
견디다 못한 부부는 천장을 테이프와 비닐로 틀어막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물 떨어지는 소리에다 언제 양동이가 넘칠지 몰라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습니다.
물은 아랫집에까지 흘러내렸습니다.
아랫집도 벽 전체가 흠뻑 젖었고, 천장 곳곳에서 물이 샜습니다.
50일 넘게 물이 떨어진 뒤에야 시공사는 건물 외벽에 방수작업을 해주며 이젠 괜찮아질 거라고 장담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8개월만에 다시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은 이렇게 흠뻑 젖어버렸는데요.
계속해서 물이 떨어지자 이 집에 사는 신혼부부는 이렇게 바구니와 행주를 받쳐놨습니다.
부부가 이 집에 입주한 건 지난 2019년 5월.
신혼부부들에게 안정된 주거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맞춤형 공공주택이란 동작구의 홍보를 보고 신청했습니다.
이들이 내는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10만원으론 서울 어디에서도 이런 집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입주민 부부]
″당첨 문자를 받았을 때 너무 기쁘고. 우리가 신혼을 새집에서 시작할 수 있구나…″
하지만 입주뒤 물이 떨어진다고 동작구청에 문의하자 SH로 책임을 떠밀었습니다.
[동작구청 임대주택과 관계자]
″신혼부부같은 대상자 중에 희망하시는 분이 신청을 하면 우리는 입주자 선정까지만, 거기까지 관할하고.″
이 주택을 관할하는 SH 지역 센터에 가봤습니다.
상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습니다.
[SH 관계자]
″브리핑을 간단하게 받기에는 외벽 방수 누수가 돼가지고…″
(이게 외벽의 문제인가요? 거실 한복판에서 이러고 있는데요?)
″영상 다시 한번만 보여주실래요?″
영상을 본 전문가는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안형준 교수/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비가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 간단한 장치만 (설치)하면 비가 안 들어오거든요. 서민 아파트 같은 경우는 마감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H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집을 방문해 정밀 조사하겠다고 입주자에게 연락했습니다.
[입주민 부부]
″소득이 적고 이런 임대주택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살아도 되는 건가? 신혼부부들을 위해서 이런 정책을 만든다, 주거 정책을 만든다 하는데 사실 하나도 신뢰가 가지 않아요.″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 영상편집 : 김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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