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남호

[집중취재M] 쟁쟁한 IT회사들도 '을'…혁신 옥죄는 '혁신기업'

입력 | 2021-05-10 20:59   수정 | 2021-05-10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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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애플이 중간에서 챙기는 수수료 수익이 재작년에 20조 원이 넘었고 구글도 이제 그 길을 가겠다는 겁니다.

혁신 기업의 상징이던 애플과 구글이 이제는 IT 업계의 입구에서 과도한 통행세를 챙기는 독점 기업으로 변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관련 재판도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이남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세계 3억5천만 명이 즐기는 게임 ′포트나이트′.

애플과 구글의 높은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따로 앱 안에 링크를 걸어 유료 상품을 싸게 팔았습니다.

그러자 구글과 애플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앱마켓에서 포트나이트 게임을 아예 삭제해버린 겁니다.

개발사인 에픽게임즈는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애플의 정책을 ″파리 지옥″같다고 했습니다.

파리 지옥은 한 번 빠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식충 식물입니다.

지난주에 미국에서 재판이 시작됐는데, 전세계 모바일 생태계를 뒤흔들 세기의 재판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음악 서비스 점유율 세계 1위는 스포티파이, 2위는 후발주자인 애플뮤직이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 이용요금은 월 10,900원.

이 중에 3천 원 정도는 애플에 내는 수수료입니다.

반면 애플뮤직은 월 8,900원입니다.

애플뮤직은 당연히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습니다.

이러니 가격 경쟁에서 상대가 안 됩니다.

[호라시오 구티에레즈/스포티파이 임원]
″애플은 스포티파이에 30% 수수료를 부과해 애플뮤직보다 이용료가 비싸지게 만들었습니다.″

유럽연합은 애플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시장을 왜곡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결정이 확정될 때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리는데, 확정되면 애플이 내야 할 벌금이 30조 원에 달할 수 있습니다.

애플과 구글은 안전과 보안 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팀 쿡/애플 최고경영자]
″애플은 모든 앱이 출시되기 전에 개인정보 보호, 보안, 품질 검수를 세심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아야 합니다)″

[타가] 논란이 거세지자 애플과 구글은 똑같이 일부 수수료를 깍아주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게 바로 독점의 증거라는 비판에 부딪혔습니다.

[정종채/인앱결제 집단소송 대리 변호사]
″이심전심으로 가격 정책을 똑같이 맞춘 것이니까 일반적인 관점에서 담합이라고 하더라도 무리는 아니죠. 구글 입장에서 1백만불 이하에 대해서도 언제든지 애플하고 협력해서 가격을 다시 올릴 수도 있습니다.″

20년 전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 규제 덕분에 혁신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장한 혁신기업들이 스스로 거대한 독점기업이 돼버렸습니다.

MBC뉴스 이남호입니다.

(영상편집: 위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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