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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지
"홈플러스 폐점 막아주세요"…눈물의 삭발식
입력 | 2021-05-13 20:17 수정 | 2021-05-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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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홈플러스의 노동 자들이 눈물 속에 단체로 삭발을 했습니다.
대 주주인 사모 펀드 MBK 파트너스가 잘되면 잘 되는 대로 또 안되면 안 되는 대로 매장 문을 닫는 바람에 벌써 9천명 넘게 일터를 잃었다면서 더 이상의 폐점을 막아 달라는 겁니다.
구민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질끈 감기는 두 눈.
삭발식이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울음이 터져 나옵니다.
금세 짧아진 머리카락 위로 붉은 띠가 둘러지고, 젖었던 눈빛은 다시 결연해졌습니다.
[손상희/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울산본부장]
″18년이 넘도록 최저임금 받아 가며 몸이 부서져라 일해서 홈플러스를 성장시켜 놓은 대가가 폐점 매각이란 말입니까.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우리 일터를 지키고 싶습니다.″
삭발식이 열린 곳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 본사 앞.
사모펀드인 MBK는 국내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를 지난 2015년 인수했습니다.
인수 가격은 7조 2천 억원.
이 중 5조 원이 빚이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거란 우려가 나왔습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됐습니다.
노조는 지난 2016년 1.6%였던 순이익률이 2년이 지난 뒤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작년부터는 폐업을 전제로 매장들을 매각해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 MBK는 지난 3월 부산 지역 매출 1위인 가양점 매각을 발표했고, 안산점과 대전 둔산점을 포함해 모두 4곳이 폐업을 했거나 폐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같은 매각으로 MBK는 3조 5천 억원의 차익을 얻은 반면, 9천 명의 일자리가 흔들리게 됐다는 게 노조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이른바 ′매각 먹튀′를 정부가 막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재현/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
″홈플러스를 온전히 지속 성장 가능하게 경영해달라고 수차례 절절하게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답이 없었고‥″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매장 매각으로 얻은 수익은 온라인 사업 강화에 쓰고 있으며, 구조조정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MBK가 투자금 환수 목적으로 매각을 진행하고 있고,
매각 이후엔 일방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인력을 배치하고 있어 사실상 해고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주현/민주노총 마트노조 서울본부 사무국장]
″우리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유통기한 지난 상품이 아닙니다.″
이들은 폐점 매각 중단과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투쟁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서현권/영상 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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