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한 당일은 국선변호사가 자신의 결혼을 이유로 이 중사에게 ′검찰 조사에 동행할 수 없다′고 통보한 날입니다.
[故 이 중사-아버지 전화통화]
″<결혼이라고 신경을 잘 안 쓰는구만. 정신이 딴 데 가 있구만, 지금> 그러니까. <그럼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줄 수도 있나?> 이번에 바꿔달라고 하려고…″
이에 앞서 성고충상담관까지 장기 휴가를 떠나버리면서 이 중사는 졸지에 군 검찰 조사에 혼자 가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불안해한 이 중사와 달리 공군 측은 느긋했습니다.
일주일이 걸려서야 다른 국선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는데, 정작 이 중사에게는 알려주지도 않았습니다.
새로운 국선변호사가 이 중사에게 연락을 한 건 그보다도 3일이 더 지나서였습니다.
검찰 조사를 불과 나흘 앞둔 시점이어서 날짜가 보름 뒤로 미뤄졌고, 결국 이 중사가 불안감에 떨어야 하는 시간만 연장됐습니다.
이 중사는 15비행단으로 옮긴 뒤에는 군 내부가 아닌 외부 단체 상담원과 연결됐지만, 상황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故 이 중사 어머니 ]
″′이렇게 힘든 상담이 있는지 몰랐다. 처음 본 사람이 나의 얘기는 들어주지 않고… 그 사람 얘기 듣느라고 너무 힘들다.′ 아이가 울먹이면서 전화가 왔어요.″
결국, 이 중사가 철저히 고립되면서 심한 정신적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입니다.
[故 이 중사 아버지]
″다음 사람에게 (빨리) 자료를 넘겨주면서 조력을 받게 해주겠다고 약속만 했어도… 15비(15비행단)에서도 따가운 시선이 있었고, 툭 건드리니까 와르르 무너지는 그런 상황…″
이 중사의 아버지는 내일 참고인 조사에서, 딸의 고립에 사건을 축소하려던 윗선 개입은 없었는지 밝혀달라고 호소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홍의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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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왔습니다] 故 이 중사 국선변호인 보도 관련 본 방송은 공군 내 성추행 사건 피해자 故 이 중사의 국선변호인이 피해자와 단 두 차례만 통화했고, 피해자 신상 유출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국선변호인은 ″국선변호인으로 선정된 당일 피해자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총 7차례의 통화와 12차례 문자를 통해 피해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등 연락을 취했으며, 피해자 조사에 동행할 다른 국선변호인의 이름과 연락처를 사전에 안내하는 한편,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누설한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영상편집: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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