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재경

교통사고 도우러 간 의사‥2차 사고로 안타까운 사망

입력 | 2021-09-24 20:25   수정 | 2021-09-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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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고속도로 위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를 돕던 60대 의사가 다른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인을 참된 의사로 기억하는 그의 환자와 지인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재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2일 낮, 남해고속도로 진주 나들목 인근.

″(뭐야…) 사고 난 거 아닌가? 여기로 조금 전에 가지 않았나?″

SUV 한 대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갓길의 가드레일을 뚫고 언덕 위로 돌진합니다.

[김동근/고속도로순찰대 제6지구대 경위]
″(사고 차량이) 주행 중에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4차로를 가로질러 갓길 비탈면을 넘어갔습니다.″

뒤따라가던 흰색 승용차 운전자 61살 이영곤 씨는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사고 차량으로 달려갔습니다.

의사였던 이 씨는 위험한 상황인 것을 알면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겁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
″제 상태를 확인하셨어요. ′몸 괜찮냐′고, ′팔다리 다 움직이냐′고… ′아, 살았으면 됐다, 움직이면 됐다′고 이제 안심시켜 주시더라고요.″

사고 차량 운전자가 다행히 가벼운 상처만 입은 걸 확인한 이 씨는 다시 본인 차량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타려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던 또 다른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이 씨를 덮쳤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이 씨는 결국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문이 닫힌 병원에는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故 이영곤 씨 환자]
″최선을 다해서 환자를 봤습니다. 환자를 마음 편안하게 해주고요, 참 좋으신 분인데…″

평소 치료비가 없는 환자들에게는 무료 진료를 베풀고 남들이 꺼리는 교도소 재소자 진료도 20년 넘도록 해왔던 의사 이영곤 씨.

40년 지기 친구들은 그를 ″요즘 보기 드문 착한 의사″라고 말합니다.

[김법환/故 이영곤 씨 지인]
″평소 이 친구의 생각이나 행동이나 이런 게 진짜 환자를 위해서 사는 친구여서 그런 사고가 생긴 것 같아요. 진짜 요즘 보기 드문 의사입니다.″

MBC뉴스 이재경입니다.

영상취재 : 박경종, 김태현(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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