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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4곳 남은 탄광‥지하 1천 미터 '더위' 광부들의 땀
입력 | 2021-10-03 20:15 수정 | 2021-10-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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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때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견인했던 석탄 광산은 현재 전국에 4곳만 남아 있습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채산성이 떨어지고, 친환경 에너지 정책까지 확산돼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인데요.
지금 남은 탄광들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몰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지하 천 미터 가까운 채탄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해발 600m 강원 태백 시에 위치한 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캄캄한 갱도를 30분가량 걸어 들어가자 승강기가 나옵니다.
″출발.″
승강기를 타고 한참을 더 내려가 지하 천m 가까운 지점에 도착합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갱도에, 석탄을 운반하는 광부들이 있습니다.
여름같이 무덥고 습한 환경에다 희뿌연 석탄 가루까지 쉴새 없이 날리지만, 작업은 쉬지 않고 계속 됩니다.
이곳은 지상으로부터 900m가량 아래에 있는 탄광입니다.
지상에선 온도가 20도 초반, 습도가 40%대였는데 이곳은 온도가 30도를 웃돌고, 습도는 95%가 넘을 정도로 무덥고 습합니다.
공기 정화 시설이 갖춰져 작업 환경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좁은 갱도에서의 작업은 여전히 힘듭니다.
최근엔 인력 수급도 쉽지 않아 대부분의 광부들이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50~60대입니다.
이곳에서만 과거 6천여 명의 광부가 연간 220만 톤의 석탄을 생산했지만, 지금은 인력도 생산량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좀 안 됐단 생각이 들죠. 이제 광산이 다 폐광되어 가나 이런 생각이 들죠.″
숙련 인력이 부족한데다 석탄을 생산해도 경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아예 문을 닫는 갱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채굴이 중단된 갱도의 철로는 하얗게 곰팡이로 뒤덮였고, 시간이 멈춘 빛바랜 달력엔 검은 재만 쌓였습니다.
[태백 장성광업소 광부]
″(일한 지) 15년 다 되어가는데 이렇게 된 걸 보면 슬프죠, 당연히…″
한때 3백30여 개에 달했던 국내 탄광 중 이제 남은 곳은 단 4곳에 불과합니다.
이곳 장성광업소도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르는 처지인데, 태백지역 내 총생산의 25%를 차지해 지역 소멸의 위기감마저 생겨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광부들의 불안감이 제일 크지만, 일상을 미뤄둘 수 없기에 오늘 하루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수고하십니다. 고생했습니다.″
MBC뉴스 이준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창조(강원영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