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의원이 제보자 조성은 씨와 통화하면서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보내겠다″고 말하는데 여기에 나오는 ′저희′가 ″검찰은 아닌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 전반을 두고 줄곧 ″기억나지 않는다″던 그가 이 대화에 나오는 ′저희′는 검찰이 아니라고 기억해낸 겁니다.
그의 이런 ′선택적 기억′이 의심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4월 3일 김웅 의원과 조성은씨의 전화통화 내용입니다.
[김웅-조성은 첫 번째 통화]
김웅: 그래서 아마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
조성은: 아 네네 아 그거를 어느 메일로 보내주실까요?
김웅: 음 텔레그램 쓰세요?
조성은: 음 아 텔레그램 저 쓰죠 쓰죠.
김웅: 아 한 달 전에 접속 이렇게 됐더만요.
통화내용이 공개되자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만든 ′저희′가 누구인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저희′라는 말에 대해서 자꾸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기억하는 바에 의하면 검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초 고발장을 누가 만들어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던 김 의원이 갑자기 검찰만 배제한 겁니다.
하지만 검찰이 아니면 누가 만들어 보낸건지 왜 고발장이 대검 간부인 ′손준성′ 이름으로 전달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김 의원 주장과 달리 전화통화에는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는 등 검찰의 개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김웅-조성은 두 번째 통화]
조성은: 그러면 이거를 다 상의를 갖다가
김웅: 그거를 예를 들면은 우리가 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봤다 이렇게 하시면서 이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렇게 하시면 돼요.
녹음파일에선 고발장 작성 주체와 함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관련 언급도 큰 논란을 불렀습니다.
[김웅-조성은 두 번째 통화]
조성은: 그 고발장을 할때 이제 그 대검을 찾아가는 느낌을 있잖아요.
김웅: 그렇죠 찾아가야 돼요 찾아가야 되는데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조성은: 아 그 또 그렇게 될까요?
김웅 의원은 애초에 시빗거리를 없애려 이런 말을 했을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검찰의 이런 시빗거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그런걸 좀 차단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나가는 것은 좋지 않겠다 이런 맥락에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바꿔말하면 김웅 의원도 자신이 고발과정에 개입한 게 드러나면 윤 전 총장 관여 여부가 시빗거리가 된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그렇게 시빗거리가 된 만큼 이제 김웅 의원 스스로 윤 전 총장 관여 여부에 대해 보다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김웅 의원은 더 짙어진 검찰의 개입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선을 그었지만 이준석 대표조차 검찰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제보) 주체가 검찰이라고 의심할 수는 있겠으나 특정하긴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걸 아까 말했던 것처럼 수사기관이 하루 빨리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