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정상빈

[단독] 유명 재수학원 수천 명 작년 모의고사 성적 유출‥"안 잘리면 또 공개"?

입력 | 2021-12-14 20:26   수정 | 2021-12-1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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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국에 80개에 달하는 지점이 있는 한 재수 전문학원에서 수강생들의 시험 성적이 무더기로 유출됐습니다.

지난해 이 학원을 다녔던 5천8백여 명의 모의고사 성적과 3백6십여 명의 수능 성적이 SNS 채팅방을 통해서 버젓이 공개된 건데요.

정상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SNS 공개대화방.

수험생들 천여 명이 모인 한 대화방에, ″수능도 끝났는데, 재미삼아 지인 점수를 찾아보라″며 파일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한 학원의 ′2021학년도 성적데이터′라는 제목인데, 지점과 학생 이름, 모의고사를 본 횟수, 그리고 각 모의고사에서 해당 학생이 전체 100% 응시생 중 몇 %에 해당되는지 정리돼 있습니다.

작년에 이 학원을 다닌 수험생은 ″진짜 자신의 성적과 같다″고 밝혔습니다.

[성적 유출 피해자]
″부모님들한테도 사실 보여주기가 어려운 게 성적표인데, 제 지인들이 저를 검색을 해서 이걸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두려웠습니다.″

파일에는 작년 수험생 5,888명의 7번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과목별로 저장돼 있습니다.

수험생들이 학원 측에 알려준 것으로 추측되는 3백64명의 실제 수능 성적도 적혀 있습니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파일을 열어볼 수 있습니다.

[성적 유출 피해자]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는 그런 학원인데, 학생들 성적이 사실상 개인정보인, 이게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가 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요.″

한 대화 참여자가 올해 성적도 올려달라 하자, 신원을 숨긴 다른 참여자가 ″자신이 파일 제보자″라며 ″내년 봄 끝날 때쯤 만들어질 것″이고, ″자신이 안 잘리면″ 가져올 수 있을 것처럼 답합니다.

유출자가 학원 소속인 것처럼 말한 건데, 학원 측은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학원 관계자]
″어떤 파일이 유출됐는지, 어떤 경로로 됐는지, 확인을 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뭐라고 답변을 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

전국에 80개에 달하는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 독학 재수학원은, 유출된 경위를 자체적으로 확인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정상빈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배 / 영상편집 :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