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소정

'성폭력 고발' 미국 체조 선수 5백 명의 투쟁‥4천5백억 배상

입력 | 2021-12-14 20:37   수정 | 2021-12-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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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 세계 스포츠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미국 체조 대표팀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 선수들이 긴 소송 끝에 4천5백억 원의 합의금을 받게 됐습니다.

성폭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우리 체육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큰 사건인데요.

임소정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올림픽 4관왕인 미국의 국민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돌연 기권을 선언했습니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국가대표(지난 7월 28일, 도쿄올림픽)]
″제 정신건강을 위해 잠시 뒤로 물러서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이상의 메달이 필요없는 그가 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미국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력 사건에 힘을 싣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도 피해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중압감에 결국 경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국가대표(지난 9월 15일, 미국 상원 청문회)]
″더 이상 어린 선수들이 저와 수많은 다른 사람들이 겪어온 공포를 견디지 않길 바랍니다.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나고 계속될 수 있게 방치한 체조계 전체를 비난합니다.″

래리 나사르는 30년간 주치의로 일하며 선수들을 상습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2018년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만 3백 명이 넘습니다.

체조협회 관계자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한 피해자도 2백여 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협회는 성폭력 사실을 확인하고도 사건을 은폐하려 했습니다.

[스티브 페니/전 미국체조협회장(넷플릭스 다큐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중)]
″<전 미국체조협회장으로서 만일 성폭력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면 관련 기관에 신고하시나요?> 아니오.″

피해 선수들은 미국 체조협회와 미국올림픽위원회에 소송을 걸었고, 5년여의 다툼 끝에 3억 8천만 달러, 약 4천5백억 원의 합의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협회는 ″생존자들이 겪은 고통에 깊은 유감을 전한다″고 밝혔고,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법무부는 미 연방수사국 FBI가 사건을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016년 성폭력 피해를 처음 폭로한 전 체조 선수 레이첼 댄홀랜더는 ″다음 세대의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 어떤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C 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 / 영상출처: 넷플릭스 공식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