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재영

[재택플러스] '머지'가 뭐지…'환불사태' 배경은?

입력 | 2021-08-17 07:40   수정 | 2021-08-1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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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연휴 기간 동안 ′머지포인트′를 샀던 사람들이 큰 낭패를 봤다는 소식에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썩였습니다.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서 20%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큰 인기였다는데, 돌연 판매 중단에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건데, 오늘 +NOW에서는 이 ′머지포인트′가 뭔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NOW 지금 시작합니다.

행복자산관리연구소 김현우 소장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이 머지포인트를 갖고 계신 분들도 있을 테고, 이게 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머지포인트가 뭔지, 정리부터 해 볼까요?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간단하겐 상품권 형식의 선불포인트인데요, 머지플러스라는 회사에서 지난 2019년 1월부터 3년째 판매 중입니다.

앱에서 돈을 주고 이 포인트를 사면 이 포인트로 가맹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건데요.

그런데 이 포인트를 미리 살 때 받는 할인율이 무려 20%나 됐습니다.

10만 원어치 포인트를 8만 원을 주고 살 수 있었던 거죠.

◀ 앵커 ▶

20%면 요즘 정부가 발행하는 온누리 상품권이 10% 선할인을 해주니까, 이거보다도 두 배나 더 할인해 주는 건데, 이 상품권이라는 게 사실 사용처가 한정적이잖아요, 이 포인트는 어디에서 쓸 수 있었나요?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상품권이나 포인트는 얼마나 많은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 머지포인트는 대형마트부터 편의점, 커피전문점까지 전국 6만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할인율이 20%나 되니까 사용자가 늘었고, 이걸 사용할 곳을 찾는 소비자가 늘다 보니 가맹점도 따라 늘어난 건데, ′머지가 뭔지 몰라?′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대단했는데, 하루 평균 앱 접속자가 20만 명, 누적 가입자는 100만 명을 넘었고요, 포인트 발행만 지금까지 1천억 원대로 추산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큰 할인율이 가능했죠?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보통의 이런 제휴포인트나 상품권은 대부분 해당 서비스 업체와 가맹점이 대략 반반씩 비용을 부담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 머지포인트는 할인금액을 대부분 본사가 전부 부담했던 겁니다.

◀ 앵커 ▶

업체 측의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뭘 믿고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던 거죠?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이것도 하나의 쿠팡 같은 플랫폼 기반 사업으로 봤다는 건데요, 사용자 수가 돈이 되고 투자 유치의 기반이 되다 보니 초기 이용자 확보에 막대한 적자도 감수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쿠팡이 지난 2분기 전년보다 71% 성장세를 보이며 5조1,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설립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영업 흑자를 내지는 못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되고 투자가 이어지는 건, 막대한 가입자 수와 이용 건수를 봤을 때 미래 성장성이 높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인데, 이 회사도 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처음부터 적자영업을 감수했다는 해석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쿠팡은 영업 실적이 적자인 거고, 이 머지포인트의 누적 할인은 금융 부채, 금융 손실에 가까운 거 아닌가요?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그래서 금융당국이 그런 점이 우려된다며 나선 겁니다.

머지포인트는 ′상품권 발행′업체로 설립 신고를 했는데요.

이 상품권 사업은 누구나 인지세만 내면 사업할 수 있는데, 다만 단서가 있습니다.

여러 업종이 아닌 특정 업종에서만 사용을 해야합니다.

그런데 머지포인트는 2개가 넘는 광범위한 업종과 지역에서 사업을 한 거에요.

그러면 좀 더 관리감독과 자격요건이 엄격한 전자금융업으로 금융위에 등록해야 하는데, 업체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겁니다.

◀ 앵커 ▶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하면 선결제로 미리 받은 돈이나 고객에 관한 책임 같은 게 늘어나겠군요?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전자금융업자가 되면 ′고객 보호 의무′라는 게 생기는데요.

회원 예치금을 외부에 맡기고 지급보증 보험에 가입하거나, 미사용 금액의 20%는 자본금으로 보유해야 합니다.

부도가 날 때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일종의 안전장치인데요, 하지만 이 업체는 이런 의무가 없는 ′상품권 발행업′체로 일단은 남겠다며 가맹업종을 하나만 남기고 다 없앤 겁니다.

◀ 앵커 ▶

이 업체가 머지포인트를 1천억 원 정도 팔았다고 했으니까, 20% 선결제 할인해 준 것만 해도 200억 원 마이너스에, 그동안 운영비에 마케팅비용도 있었을 텐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됩니다.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소비자들도 지금 그 부분을 우려하는 건데요, 머지포인트 측 자본금은 30억 원 정도로 알려졌어요.

방금 얘기한 것처럼 포인트를 1천억 원어치 팔고 현금 1천억 원을 그대로 갖고 있으면 소비자들에게 환불해주면 되는데 지금 800억 원밖에 없을 거란 말이죠.

거기에 70여 명 정도의 직원 인건비와 운영비만도 연간 수십억 원은 사용됐을 거라서 지금 잔액이 얼마나 있겠냐 걱정하는 건데, 업체 측은 구독료와 광고수입이 주 수입원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수입은 공개되지 않고 있고요, 또 고객 예치금과 운영자금은 분리해 운영 중이라고 했지만,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이 머지포인트를 산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 방법은 있는 겁니까?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일단 머지 측이 관련 사업을 축소하면서 지금은 음식점에서만 포인트를 쓸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음식점 사장님들도 이 포인트로 음식값을 받고 나면 다시 포인트 업체에서 돈으로 바꿔와야 하는데, 그게 불안한 상황이되니까 가맹 계약을 끊겠다는 곳들도 생기고 있는 상황이고,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은 환불해 달라고 하겠죠,

그런데 지난 1, 2차 환불 신청에서 돈을 못 받았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하고, 일부 화난 소비자들은 본사에서 집기류를 대신 가지고 나왔다는 얘기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앵커 ▶

대책이나 수습방안은 나온 게 있나요?

◀ 김현우/행복자산관리연구소 소장 ▶

결국 이 상품권 발행업이란 게 소상공 업체들의 소비 촉진을 위해서 특정 업종 안에서만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건데, 이걸 금융상품처럼 광범위한 업종에서 유통시키면서 금융 안전망의 보호는 고려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된 건데요,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이번 일이 관련법에 대한 오해와 혼선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며, 4분기부터는 지금의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게 전자금융사업자 등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 소비자들이 믿고 기다릴지, 환불 사태가 더 확산할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오늘은 특정 업종 상품권인 머지포인트가 선결제 화폐처럼 사용되면서 생긴 문제점과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재택플러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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