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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문
소 방귀와의 전쟁‥20년 뒤에는 진짜 고기보다 대체육을 더 많이?
입력 | 2022-01-04 20:24 수정 | 2022-01-0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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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식탁을 바꾸는 첨단 기술 푸드테크.
오늘, 두 번째 순서 입니다.
식물성 재료로 만드는 대체육, 요즘 맛도 식감도 진짜 고기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대체육 시장이 커진 건 축산업이 내뿜는 막대한 온실 가스 탓도 있다는데요.
대체육의 현 주소를 윤상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이태원의 한 식당.
채식 전문 식당인데, 조리하는 음식들이 좀 이상합니다.
프라이팬에 소고기 패티를 바짝 굽고 있습니다.
수제 버거에 들어갑니다.
고기가 잔뜩 들어간 비프 라구 파스타도 있습니다.
채식 전문 식당에서 왜 고기 요리를 팔까 싶지만, 이건 진짜 고기가 아닙니다.
식물성 단백질로 고기를 흉내낸 대체육입니다.
4년 전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는 채소 요리만 팔았지만, 지금은 대체육으로 메뉴가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이문주/채식전문 식당 ′몽크스부처′ 대표]
″(과거에는) 지금보다 현저히 맛도 떨어졌기 때문에 좀 안 좋아하시는 손님분들이 많은 반면에, 요새는 일단 기술력도 굉장히 좋아졌고, 고객층이 그냥 넓어진 것 같아요.″
대체육은 이제 손쉽게 사먹을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이제 대체육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채식주의 코너에는 버거와 소세지는 물론, 양념갈비와 제육볶음까지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정육 코너에서도 이제 대체육을 팝니다.
[김주희]
″(과거에) 함박스테이크로 알고 먹었어요. 너무 맛있어서 두번째 또 먹다가 ′비건′이라는 걸 발견한 거예요.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식감이며 너무 똑같아서 깜짝 놀랐어요.″
심지어 미국에서는 대체 계란까지 나왔습니다.
녹두 단백질로 만들었습니다.
MBC 구내 식당에 조리를 부탁해봤습니다.
모양은 스크램블 요리와 거의 똑같습니다.
맛은 어떨까?
[이제무/MBC구내식당 조리사]
″뭔가 콩이 섞여 있는 듯한 맛이 좀 나고요. 뒤에 오는 맛이 뭔가 좀 느끼한 맛도 살짝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대량으로 먹기에는 조금 속이 거부감이 좀‥″
맛과 냄새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기술은 계속 발전합니다.
고기 특유의 씹는 질감도 이제 그럴 듯하게 흉내냅니다.
[박형수/′디보션푸드′ 대표]
″결착 기술을 직접 개발을 해가지고, 실제 고기처럼 작용을 하는 분자 조직을 만들어냈습니다.″
주로 콩 단백질을 이용하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버섯 같은 다양한 재료들도 등장했습니다.
[안현석/′위미트′ 대표]
″버섯을 약간 로스트하거나(굽거나) 다른 형태로 가공을 하게 되면, 버섯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게 약간 고기와 유사하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대체육이 이렇게 크게 늘어난 건, 축산업이 초래한 위기 때문입니다.
소가 트름과 방귀로 내뿜는 막대한 양의 메탄 가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의 80배나 될 정도로 강력합니다.
전세계에서 키우는 소는 모두 10억마리.
가축은 전체 온실가스의 15%를 내뿜습니다.
소 키우느라 숲을 없애는 것도, 기후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원복/한국채식연합 대표]
″가축 사육지나 아니면 가축에게 먹일 사료, 작물 재배를 위해서 열대 우림이 불태워지고 사라지고 있거든요.″
두 달 전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100여개 국가가 국제메탄서약도 맺었습니다.
2030년까지 배출량을 30% 줄이기로 했습니다.
유렵 일부 나라들은 아예 소 한 마리당 세금을 매기는 ′방귀세′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20년 뒤에는 대체육이 기존 육류 시장 규모를 추월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나준영, 남현택 / 영상편집: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