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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웅성
15년간 함께 살다 사라진 남편‥'알고보니 다른 사람'
입력 | 2022-01-18 20:31 수정 | 2022-01-18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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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십오 년 동안 함께 살아온 남편이 부인과 처가로부터 돈을 빌린 뒤에 갑자기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이 남편, 20년 전에 주민등록이 말소돼서 형의 이름으로 살아온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는데요.
부인과 형은 이 남성을 각각 사기와 명의 도용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5년 전 A씨는 50대 김 모 씨와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남편 김 씨가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김씨가 언니와 조카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A 씨가 확인하고 따져 물은 다음날이었습니다.
[A 씨]
″(조만간) 7천만 원이 나오니, 그걸 (조카들에게) 주겠다면서 그래서 그걸 받기로 다짐을 했는데, 다음 날 사라진 거예요.″
김 씨가 사라지자 A씨는 15년 간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남편 가족들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남편이 사용하던 이름이 친형의 이름이었던 겁니다.
[A 씨]
″(남편 형의 부인이) 김00이라는 사람(의 이름)이 제가 같이 살았던 사람이 아니고, 자기 남편이라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이미 20여년 전에 남편 김씨의 주민등록은 말소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씨는 형의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고 전화도 개통하는 등 형 행세를 하며 수십 년을 살아온 겁니다.
[A씨]
″저는 서류를 본 적도 없고, 혼인 신고를 한 게 아니니까… 가족을 소개 안 시킨 거며, 친구 만나러도 안 가고… 지금 생각하면 이상한 게 너무 많죠.″
김씨는 다른 공인중개사 명의까지 빌려 10년 넘게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했습니다.
그런데 수익을 보장해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여 가로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투자 피해자]
″이자를 실제로 지급하면서, 속된 말로 돈맛을 보게 해서… 나중에 확인해 보면 본인 돈으로 돌려막기를 한 거죠.″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14명, 피해액은 10억 원이 넘습니다.
김 씨의 부인과 친형 부부, 그리고 투자 피해자들은 사기와 명의도용 등의 혐의로 사라진 김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MBC뉴스 윤웅성입니다.
영상취재: 양철규 /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