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수근

[단독] 총탄 날아들지만‥"남아서 아픈 아이들 지키겠다"

입력 | 2022-03-03 20:13   수정 | 2022-03-04 10:43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도 러시아군의 총탄이 끊임없이 날아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수도 키이우의 한 병원에 남아서, 8일째 아픈 아이들을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한 의사 분과 연결이 닿았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떤지 김수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치료를 받고 있는 신생아를 안은 의사가 다른 손엔 총을 쥐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소아과 의사 데미더우 씨입니다.

이 사진이 SNS에 널리 퍼지며 ′당신이 진정한 영웅′이란 댓글 수백개가 달렸습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키이우의) 병원이 어떤 상황인지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가 일하는 병원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어린이 병원.

현재 환자와 보호자 6백여 명이 머물고 있습니다.

대부분 신생아입니다.

미사일 폭격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을 데리고 곧장 지하로 피하는데 최근 더 잦아졌습니다.

병원에 총알이 날아든 적도 있습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하루에 5번 넘게 그런 일들이 생길 때도 있었습니다. 버림 받은 아이들도 있고 부모 없는 신생아도 있어요.″

러시아군의 폭격에 다친 아이들이 병원으로 오는 일도 생깁니다.

자동차를 타고 가던 온 가족이 총에 맞아 실려 오는 등 지난 1주일간 부상당해 이송돼온 아이들만 12명입니다.

그중 2명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아이를 잃은 엄마 입장을 생각하면 슬픕니다. 어떤 우크라이나 사람이든 그런 입장이 될 수 있습니다.″

공격이 잦아지면서 집에도 못가고 있습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바깥은 안전하지 않아요. 어떤 것이든 구입하기가 힘듭니다. 마트는 문을 열자마자 줄을 너무 길게 서고‥″

아내와 3살 아들은 체코로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키이우에 남았습니다.

아픈 아이들을 두고 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나라를 지키는 게 의무인 것처럼 제 의무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게 제 의무입니다.″

하루빨리 공습이 끝나 다시 가족들과 만나는 게 유일한 바람입니다.

[데미더우/우크라이나 소아과 의사]
″남쪽 오데사에 있는 바다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가고 싶어요.″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영상 편집 : 송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