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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영
CCTV로 공개된 '그날'‥남편은 현장으로, 경찰은 밖으로
입력 | 2022-04-05 20:31 수정 | 2022-04-0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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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층간 소음 문제로 이웃에게 흉기 난동을 벌인 인천의 한 빌라에서 경찰관들의 부실 대응이 큰 논란이 됐죠.
피해자 가족들이 현장에 설치돼 있던 CCTV를 사건 5달 만에 법원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범행현장을 벗어나 우왕좌왕했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먼저 유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
3층에서 흉기 난동이 벌어진 오후 5시 4분.
밖에서 얘기를 나누던 박모 경위와 피해자 남편이 비명소리를 듣고 함께 계단을 뛰어올라갑니다.
1층으로 내려오다 만난 김모 순경이 손으로 목에 칼을 대는 시늉을 합니다.
칼부림이 벌어졌다고 설명한 겁니다.
그러자 남편은 두 계단씩 뛰어갔는데, 두 경찰관은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습니다.
난동 현장엔 범인과 피해자들만 남게 된 상황.
밖으로 나간 경찰관은 비밀번호를 모르면 열 수 없는 출입문이 닫히는데도, 우물쭈물하다 물러섭니다.
이후 수십 초가 흐른 뒤에야 테이저건과 삼단봉을 꺼내듭니다.
무장상태였는데도 현장을 벗어난 겁니다.
[김민호 / 피해 가족 대리인]
″이게 살인미수 현장, 특수상해 현장의 긴박성이라든지 그런 게 영상에서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잠시 뒤, 경찰관들은 다시 진입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밀어도 보고 삽까지 빌려왔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다시 빌라 안으로 들어선 건 현장을 떠난 지 3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그 사이 피해자의 남편이 범인을 제압했습니다.
경찰관들은 4분 가까이 더 지나서야 남편이 기절시킨 범인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다시 들어간 뒤에도 곧장 현장으로 가지 않고 망설인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또 다른 CCTV.
밖에 나온 김 순경이 점프를 하면서 목에 칼을 꽂는 장면을 흉내 냅니다.
김 순경은 경찰 조사에선 ′솟구치는 피를 본 뒤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당시엔 범행 장면을 재연했던 겁니다.
[김민호 / 피해 가족 대리인]
″(CCTV에서) 김모 순경의 몸짓이나 행동을 보면 당시 가해자가 우리 피해자 어머니를 어떻게 가격 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목을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여전히 반신불수 상태고, 얼굴을 크게 베인 딸 역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영상편집: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