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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욱
[지구한바퀴] 보호 못 하는 보호구역, 쓰레기장 된 '페이퍼 파크'
입력 | 2022-05-22 20:13 수정 | 2022-05-2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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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낙동강 하구에는 모래로 된 섬들이 많습니다.
생태적 가치가 높아서 여러 종류의 보호구역으로 중복지정돼 있는데요.
그런데 정말 보호가 잘 되고 있을까요?
보호구역 안으로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 리포트 ▶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이제 주변에 모래로 된 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모래가 퇴적돼서 섬이 만들어진 건데요.
새들의 중요한 보금자리입니다.
그래서 국토교통부, 환경부, 문화재청이 각각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상태고요.
또 해양수산부도 절대보전 무인 도서로도 지정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낙동강 하구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도요등이라는 사주입니다.
가장 최근에 형성되기 시작한 사주인데 보시면 바다랑 만나는 곳들에 온통 폐기물들입니다.
폐기물 더미 위에 새가 앉아있어요.
도착을 했고요.
한번 도요등에 직접 올라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어가 처박혀 있어요.
이건 뭘까요?
개집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해안가에 이렇게 폐기물이 많다는 건 뭐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긴 한데 이곳 같은 경우에는 보호가 잘 돼야 하는 지역이거든요.
근데 보시는 것처럼 뭐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쓰레기가 다 있습니다.
[배제선 /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활동가]
″(보호구역) 지정만 하고 관리를 안 하는 거죠. 막 지정을 해서 엄청 보호구역 숫자는 되게 많이 늘었어요. 그 면적은… 그거를 ′페이퍼 컴퍼니′처럼 ′페이퍼 파크′라고 하더라고요.″
지금 들어가는 섬은 진우도라는 섬인데요.
여기는 형성된 지 100년쯤 되는 섬이라고 합니다.
이곳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는 곳이에요.
이 섬은 어떤 상태인지 가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푯말이 하나 쓰러져 있습니다.
뭐라고 써 있냐면은 절대 보전 무인도서.
허가 없이 무단으로 출입할 경우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된다고 적혀 있고요.
해양수산부가 3년 전에 저 표지판을 세웠다고 보도자료도 냈네요.
그때 세워두고 와서 표지판 잘 서 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나 봐요?
양식장에서 쓰는 도구들이 엄청 많이 버려져 있습니다.
이거는 누가 그냥 갖다가 일부러 버리신 것 같아요.
어디서 떠밀려 온 게 아니라.
출입조차 어려운 보호구역인데, 인근 어민들은 이 섬을 보호구역이 아니라 쓰레기장이나 못 쓰는 배를 버리는 폐선장 정도로 여기고 있는 거 같습니다.
작년 조사에 따르면은 이 진우도 지역에서만 89종 6천295개체 조류가 확인이 됐고요.
멸종위기 야생생물도 여럿 확인됐습니다.
그래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보호받아야 되는데 거의 뭐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있습니다.
[배제선 / 녹색연합 해양생태팀 활동가]
″여기가 보호구역이라는 거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없겠죠. 저 간판마저 쓰러져 있으니…″
오늘은 국제 생물 다양성의 날입니다.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호구역을 설정해서 말 그대로 잘 보호하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보호구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잘 보호되고 있는지, 이제는 한 번 되돌아 봐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낙동강 하구에서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
영상편집 : 나지연
영상제공 : 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