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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선거 홍보 스팸' 폭주한 이유는?

입력 | 2022-06-04 20:15   수정 | 2022-06-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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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포트 ▶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떠들썩한 유세가 이어졌던 선거운동 기간.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쏟아져 들어옵니다.

″..세요! XXX 수원시장 후보입니다.″
″ 안녕하세요.. ~후보 xx입니다.″

출마 후보들의 목소리가 담긴 자동 전화입니다.

[이인수]
″진짜 바쁘고 막 그럴 때 이게 벨 울리면, 장갑 벗고 뭐 이렇게 받아 보면 아유 그냥 짜증 나니까 끊는 거죠.″

현행법상, 자동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그래서 잘 들어보면, 투표에 참여해달라는 내용에 자신의 이름만 슬쩍 언급합니다.

선거법을 교묘히 피해가며 전화를 남발하는 겁니다.

문자 메시지는 더 터무니없습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한 시민은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후보 등 수도권에서 문자 수십 통을 받았습니다.

스팸 수준입니다.

[원주 시민]
″하루에 많게는 한 30통을 받아요. 수신 거부라고 해서 ′080′ 나오잖아요. 그걸 했는데도 또다시 오더라고요.″

선거철이면 수시로 걸려오는 후보들의 홍보 전화.

어떤 후보는 번호까지 바꿔가며 이렇게 매일 걸었는데요

인터뷰 촬영 중에도,

″오늘은 사전 투표 첫날입니다. ″

점심 시간에도,

″내일은 인천의 운명을 가를...″

모두 인천에 출마한 후보들인데요.

저는 서울에 사니까, 엉뚱한 유권자한테 쓸데없는 전화를 건 셈입니다.

인천의 유권자도 아닌 저에게 왜 홍보 전화를 걸었던 걸까요.

인천의 후보 캠프를 직접 다녀왔습니다.

[인천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
″많이 죄송해요. 절실하잖아요 사실은. 지방선거가 매체 노출률이 높지 않고, 직접 호소할 수 있는 건 너무 제한적이라서‥″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대면 없는 자동전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현행법 상, 투표를 독려하는 자동전화는 아무리 많이 걸어도 불법이 아닙니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 허경영 후보가 무차별적인 ′음성 녹음 전화′로 주목을 끌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너도나도 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A 대행업체 관계자]
″대선 때 허경영 후보가 처음에 했잖아요. 그거 때문에 좀 유행을 탄 거죠.″

여기에서 선거 캠프와 계약을 맺는 일명 ′대행업체′가 등장합니다.

이 업체들은 한 시간 안에 최대 6만 통까지 홍보 전화를 연결해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B 대행업체 관계자]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1천만 콜도 보내죠.″

발신번호를 수시로 바꿔주기도 합니다.

수신 차단을 해도 자꾸 걸려오는 이유입니다.

문제는 이 막대한 양의 개인 전화번호를 어떻게 수집했냐는 겁니다.

[전 선거캠프 관계자]
″당원들이 아는 사람들 전화번호를 이렇게 주지. 당에서 공문도 내려보내고 하잖아. 그러다 보니까 동의 받지 않고 이렇게 나가는 경우가 있지.″

무작위로 끌어모으다보니 어느 지역 유권자인지 잘 따지지도 않았던 겁니다.

[전 선거캠프 관계자]
″예전에는 막 무작위로 동네 돌아다니면서 붙어 있는 휴대전화 번호도 다 따고‥ 그것도 합법 아니지.″

엉뚱한 전화 공세에 선거 비용은 불어납니다.

한 통에 최대 30원 정도.

대행업체는, 1만 명에게 자동전화를 걸어 절반이 받으면 캠프로부터 대략 20만 원씩 받습니다.

[A 대행업체 관계자]
″자기가 (전화번호) 데이터를 얼마를 갖고 있냐에 따라서 금액이 달라지니까 한 번 (전화)할 때 그래도 한 몇 백 단위로는 들어가죠.″

자동 전화에 든 비용은 선거 캠프에서 후원금으로 메웁니다.

그런데, 문자메시지는 다릅니다.

공식 선거운동에 해당 돼 세금에서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고 있습니다.

[강호성/중앙선거관리위원회 언론팀장]
″후보자들이 선거 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면서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국회 입법 정책적으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을 어떻게든 알려야 하는 절박한 후보들‥

하지만, 도를 넘는 ′스팸′ 전화와 메시지가 득표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다녀왔습니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 김경락 / 구성 : 허인하 / 편집 : 조기범 / C G : 김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