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준홍

[알고보니] 디지털성범죄 남성피해자가 20%?

입력 | 2022-07-26 20:20   수정 | 2022-07-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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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알고보니 시작합니다.

최근 인하대학교 성폭행 추락사 사건에 대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 발언입니다.

″그건 안전의 문제다″

″남녀를 나눠 젠더갈등을 증폭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디지털성범죄의 남성 피해자 비율이 20%를 넘는다″는 통계를 그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과연 이 수치가 맞는 건지, 또 발언의 취지에 적합한 근거인지 확인해봤습니다.

◀ 리포트 ▶

김현숙 장관이 인용한 통계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지원받은 피해자의 숫자를 집계한 겁니다.

남성 피해자의 경우 지난 2018년 전체의 약 16%였다가 지난해 26.5%까지 올라갔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신체가 노출되는 이른바 ′몸캠′피싱 피해를 당했다는 남성들의 신고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4년간 평균 약 23%로, 남성 피해자가 20%를 넘는다는 김 장관의 인용은 수치상 맞습니다.

하지만, 피해자 통계 외에 가해자 통계도 함께 보면 맥락이 달라집니다.

검찰 통계 분석을 보면요.

디지털성범죄자, 즉 가해자의 94%가 남성이고, 여성은 2.6%에 불과합니다.

남성이 피해자인 디지털 성범죄 역시 가해자는 절대다수가 남성인 겁니다.

[경찰 관계자]
″실제 영상이나 사진 같은 거는 여성 사진을 쓰더라도 실제 범행자들은 이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 많고…″

김 장관은 피해자 통계만을 인용한 데다,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취지로 통계를 제시하면서, 뜬금없이 남성도 피해자라는 측면을 부각시킨 겁니다.

더군다나 인하대 사건은 가해자가 명백한 성폭력 사건인데, 피해자를 중심으로 집계하는 디지털 성범죄 통계를 인용하며 젠더문제를 거론한 것 역시 초점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장관이 쓴, 남성 피해자가 늘었다는 통계는 피해자 지원에 남녀를 구분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른 차원의 과제를 제시할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승재현/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피해자라는 단어가 중요하지 남녀라는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죠. (성범죄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지원하는 게 맞는 거겠죠.″

◀ 기자 ▶

맥락을 따져보지 않고 통계를 인용하면 사실 왜곡이나 오해를 초래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번 발언이 편가르기로 젠더갈등을 부추겼다, 대선 당시 지지층인 이대남을 의식한 거라는 비난까지 쏟아지고 있는데요.

양성평등 문제의 주무장관이 한 발언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알고보니 전준홍입니다.

※ [알고보니]는 MBC 뉴스의 팩트체크 코너입니다.

자료조사: 권혜인, 박호수 / 연출: 정다원 / 영상편집: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