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선

'법치주의' 강조하면서 임기 무시

입력 | 2022-07-28 19:51   수정 | 2022-08-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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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 내용 취재한 이지선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감사원이 지난번에 방통위 감사에 들어갔는데, 오늘 권익위 감사까지 착수했어요.

두 곳 모두 국민의힘에서 위원장 자진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곳들 아닙니까?

◀ 기자 ▶

맞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사퇴압박은 지난 6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물론이고요, 최고위원들까지 나서서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강제로 끌어내리게 되면 이른바 ′블랙리스트′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니까 그렇게는 못 하고, 여론전을 통해 자진 사퇴 압박을 하고 있는 겁니다.

상당히 노골적인데요, 들어보시죠.

[권성동/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6월 16일)]
″그분들은 대통령의 통치철학이라든가 이런 국정과제에 동의를 하지 않는 분들이에요. 그러면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정치도의상으로 저는 맞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돼 있다 하더라도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지금 들으셨듯이 권성동 원내대표도 방통위원장과 권익위원장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가라고 하는 건데요.

이에 대해 한상혁, 전현희 두 위원장은 ″남은 임기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랬더니 시기적으로 공교롭게도 감사원이 방통위와 감사원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 겁니다.

중립적이어야 할 감사원이 전정권 인사 찍어내기에 동원되고 있다는 논란이 그래서 불거지고 있는 거죠.

◀ 앵커 ▶

두 위원장의 임기는 아직 한참 남았죠?

◀ 기자 ▶

네. 한상혁 위원장은 내년 7월, 전현희 위원장은 내년 6월까지입니다.

◀ 앵커 ▶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걸 아는데,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줄곧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거랑은 안 맞는 것 같은데요?

◀ 기자 ▶

각 부처 장관들이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해야 한다는 말에 많이들 동의하실 겁니다.

문제는 방통위와 권익위가 여기에 해당되는 기관이 아니라는 겁니다.

권익위는 공무원들의 부패와 부정행위를 다루는 기관입니다. 그래서 독립성을 유지하라고 독립된 법령에 의해 임기가 보장되는 거고요.

방통위 역시 방송 정책을 다루기 때문에 방송 자유를 위해 독립적인 운영과 위원들의 임기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방통위법을 보면요, 쉽게 말해 국무총리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감독도 받지 않도록 돼 있습니다.

또 법률이 정한 경우 외에는 면직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헌법학자의 말 들어보시죠.

[임지봉/전 한국헌법학회 회장]
″심신상의 장애가 있거나, 겸직 의무 규정을 위반했거나, 직무와 관련해서 부당이득을 취했거나… 해당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위원장들의 의사에 반해서 면직할 수 없다, 라고 분명히 법에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으로 위원장이 교체돼야 한다′는 주장은 법의 취지를 모르거나 무시하는 것이 되는 셈입니다.

◀ 앵커 ▶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