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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마약 청정국은 옛말? '경유지'에서 '최종 소비지'로‥
입력 | 2022-10-13 20:35 수정 | 2022-10-1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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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국내로 마약을 대규모 밀반입하려던 일당이 잇따라 검거됐습니다.
마약을 들여오는 수법들이 그야말로 기상천외했는데요.
과거 마약 밀수의 경유지로 이용되곤 했던 우리나라가 최근엔 최종 소비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8월, 태국에서 국제우편으로 들어온 유명 상표의 초콜릿.
포장지를 뜯어보니 안에서 분홍색 신종 마약이 나옵니다.
″이렇게 은닉해온다고?″
지난 2월, 라오스에서 온 차량용 에어컨.
내부를 분해해 보니 은박지로 싼 대마초가 가득 차 있습니다.
반짝이가 박힌 여성용 머리띠 안쪽에서도…
평범해 보이는 실타래에서도…
심지어 아동용 책가방과 여행가방 뒷면에서도 감쪽같이 숨겨놓은 마약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야… 대단하다.″
모두 올해 국내로 들여오려다 세관이 찾아낸 것들입니다.
최근 마약 소비가 늘면서 국내로 마약을 들여오는 수법들은 더욱 대범하고 지능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공조해 미국에서 국내로 들여오려던 케타민 7.3kg, 시가 5억 3천만 원어치를 적발했습니다.
마약 최대 생산지인 동남아시아로부터 밀반입을 시도한 마약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동남아에서 유통량이 늘면서 시세가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비싸게 팔 수 있는 우리나라에 마약이 몰리고 있는 겁니다.
밀수입 규모도 커져, 지난 8월까지 적발된 ′1kg 이상분′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습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종 마약이 확산되면서 과거엔 마약의 경유지였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최종 종착지가 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혁/인천세관 조사국장]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류 공급망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됐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시장 가치가 높은 소비지로 바뀌었습니다.″
해외 여행객을 가장한 마약 밀반입도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달엔 동남아를 다녀온 50대 한국인이 마약을 삼킨 채 입국했다가 삼킨 마약이 뱃속에서 터져 숨지기도 했습니다.
인천세관은 미국과의 공조 수사로 적발된 밀반입자 6명을 검찰에 넘기고, 해외 공조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임정환 / 영상편집: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