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정은

대통령 최측근 국정원 기조실장 돌연 사직‥"원장과 인사갈등"

입력 | 2022-10-26 19:44   수정 | 2022-10-2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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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출신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상준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취임 4개월 만에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국정원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국정원장에 이은 2인자, 말하자면 실세 중의 실세입니다.

이런 그가 왜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을까,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는데 MBC 취재에 따르면 인사문제를 둘러싸고 김규현 국정원장과 갈등을 빚은 게 직접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이 어제 대통령실에 사의를 전달했습니다.

새 정부 첫 국정원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했고, 이를 어젯밤 김규현 국정원장 측에 통보한 뒤 오늘자로 면직처리했습니다.

[윤건영/국회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조상준 기조실장이 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느냐라는 질문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대통령실에 의사 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는 답변이 있었습니다.″

조 전 실장은 2006년 대검찰청에서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 수사를 하며 윤 대통령과 연을 맺었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의 변호인으로 활동할 만큼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그런 조 전 실장의 사직을 놓고 절차와 배경에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 전 실장의 사직이 국정원장을 건너뛰어 이뤄졌다는 패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임명권과 임면권 모두 대통령에 있다 하더라도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지원/전 국정원장]
″어떻게 기조실장이 국정원장을 패스하고 대통령실에서 사표를 내요? 그러면 대통령실에서도 사표가 들어왔으면 원장에게 하문을 해야, 물어봐야 될 것 아니에요.″

조 전 실장의 사직 소식이 알려지자 증권가에서는 김규현 원장과의 갈등, 방위산업 관련 비리 연루설 건강이상설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확산됐습니다.

조 전 실장의 사직 이유에 대해 대통령실은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밝혔습니다.

하지만 MBC 취재에 따르면 김규현 원장이 자신의 측근을 중요한 자리에 앉히려는 것에 대해 조 전 실장이 강하게 반발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인사갈등은 대통령실에도 전달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임기 초부터 국정원장을 교체하는 게 부담스러운 점을 고려해, ″김 원장에 맞추라″는 쪽으로 조 전 실장을 설득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장과 국정원 2인자 사이 갈등에서, 대통령실이 국정원장에 힘을 싣는 쪽으로 수렴되자 결국 조 전 실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도 이를 수용했다는 겁니다.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조 전 실장이 국정원 내부 인사갈등을 대통령실과 직접 소통했는지,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조 전 실장 사이에 또 다른 갈등이 있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 김규현 원장의 측근 인사를 둘러싼 갈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인사 문제 외에 국정원의 다른 업무를 둘러싼 갈등은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국정원 측의 해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후임 국정원 기조실장에는 역시 검찰출신인 김남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유력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김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