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손하늘

졸업사진이 영정사진으로‥화장장엔 쉴 틈 없는 운구행렬

입력 | 2022-11-01 19:55   수정 | 2022-11-0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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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가 차려진 전국의 장례식장에서는 오늘부터 발인이 엄수됐습니다.

눈물 속에 하루종일 발인이 이어졌고, 화장장이 부족해져서 수도권 화장장들은 야간에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눈물의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앳된 얼굴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이, 마지막으로 가족·친지들과 인사하는 영정사진이 됐습니다.

막내딸이 누운 관을 옮기는 상여 행렬, 친척들은 발걸음을 차마 떼지 못합니다.

[장례 지도사]
″마지막 인사할 거니까, 가까이 와 주세요. 다 같이 묵례.″

행렬 맨 뒤를 따르던 친구들은 끝내 무너져 주저앉았습니다.

친구와 서울에 다녀온다던 스무살 막내딸, 아버지는 울 힘조차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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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가 가장 많이 안치됐던 경기도 일산 동국대병원으로도 운구차가 들어갔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자란 24살 청년의 시신이 옮겨졌습니다.

아버지 나라 말을 배우러 왔다가 귀국을 불과 아흐레 남기고 숨진 아들은, 오스트리아에서 급히 입국한 부모 앞에서 한줌 재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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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확인과 검시가 지연되면서, 장례 절차가 늦어진 가족들도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참사 3일이 지나서야 관에 뉘어지는 아들의 모습을 겨우 볼 수 있었습니다.

[희생자 어머니]
″얼굴이 좀 부었더라고요. 상처가 많이 나면 어떡하지 했는데, 아들을 보고 위로를 좀 받았어요. 너무나도 편안하게 눈을 감았더라고요.″

치료를 받던 20대 여성이 추가로 숨지면서 희생자는 모두 156명으로 늘었습니다.

새벽부터 도착하기 시작한 운구행렬은 늦은 오후까지도 이렇게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신을 안치할 영안실을 찾기 어려웠듯이, 희생자들을 화장할 화장장이 부족한 겁니다.

[희생자 삼촌]
″(화장장) 거의 못 구하죠. 벽제는 아예 없고요. 인천 추모공원은 조금 있고… 계속해서 오늘 계속 들어올 예정이래요.″

앳된 얼굴의 영정을 따르는 부모와 친구들.

24살의 배우, 25살의 특수교사‥미처 꿈을 다 펼치지도 못한 채 재로 돌아가 한 뼘 유골함에 담겼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화장시설은 이번 주말까지 운영시간을 밤 8시까지로 연장했고, 화장이 더 몰릴 경우 밤 10시까지 운영할 계획입니다.

수도권 화장시설의 연장 운영이 결정된 건 코로나19로 사망자가 폭증한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입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 김 훈 (대전), 이관호, 임지수 / 영상편집 :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