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정은

"정부 책임은 무엇?" 쏟아진 외신 질문

입력 | 2022-11-01 20:18   수정 | 2022-11-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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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참사로 외국인들도 26명이나 희생이 됐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기자 회견을 열었는데요.

주최가 없었던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서, 그렇다면 ″정부의 책임은 무엇인지″ 묻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가 답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오늘 오후 한국 프레스센터.

이태원 압사 참사를 취재하고 있는 전세계 취재진이 브리핑룸을 가득 채웠습니다.

외신 기자들의 질문은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말 막을 수 없었는지에서 시작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했던 브리핑에서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정부가 막을 수 없었을 거란 입장을 유지하는지 궁금합니다.″

한덕수 총리는 인파 관리 시스템에 부족함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관리인원이 더 있었더라도 참사를 막는게 한계가 있을 것이라 답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현지에 그런 그 치안을 담당하는 인원을 많이 투입을 만약 했더라도 그런 제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주최가 없는 자발적 행사였던 점을 강조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 그렇다면 정부의 책임은 무엇이냐는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스텔라 킴/NBCNEWS]
″애초에 젊은이들이 거기에 간 게 잘못입니까? 이렇게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하는 사고에서 정부의 책임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납니까?″

[진 매킨지/BBCNEWS]
″그날 행사 주최자가 없다는 걸 압니다. 그러면 어떤 공공 기관이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집니까? 궁극적으로 누가 이태원에서 안전을 책임집니까?″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며칠째 강조하는 말과 똑같이 ″정부에 무한책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솔한 사과를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과했다고만 대답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 총리는 통신장비가 혼선을 빚자 앞선 외신기자의 질문을 본 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이렇게 잘 안 들리는 것에 책임져야 할 사람의 첫 번째와 마지막 책임은 뭔가요?″

분위기를 풀어보려 한 말로 보이지만, 이태원 참사의 엄중함을 고려하면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 한 총리의 외신 기자 간담회는 예정에 없다 갑자기 잡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책임을 집중 부각하는 외신보도에 대응해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강력한 제안 때문이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편집: 신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