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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은, 이다현
[집중취재M] 반세기 최악의 가을 가뭄‥"130일 후면 물 끊겨"
입력 | 2022-11-23 20:21 수정 | 2022-11-2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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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광주 전남지역에 관측 49년 만에 최악의 가뭄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물이 끊겨버린 섬이 한둘이 아니고, 광주의 수돗물도 끊길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문제는 이 가뭄이 내년 봄까지 이어질 거라는 건데요, 유례없는 가을 가뭄에 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습니다.
목포 양정은 기자, 광주 이다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완도항에서 30km 떨어진 노화도.
일제강점기 때 만든 폐광산에서 15톤 트럭이 줄지어 나옵니다.
광산 바닥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가득 실었습니다.
″현재 폐광에 3-5만 톤의 지하수가 저장돼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하루 250톤씩 인근 섬들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를 이 폐광산 지하수로 채우고 있는 겁니다.
그동안 식수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주민들에게 생명수나 다름없습니다.
[이익수/전남 완도군 소안면]
″지금 주민들도 전부 다 개인적으로 다 물통을 다 구입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에요. 지금 아주 여기 전쟁이야, 전쟁.″
지난 3월보다 심해진 가뭄에 지금은 일주일에 단 하루만 물이 나오는 섬도 있습니다.
[이현수/전남 완도군 소안면]
″잘 씻지도 못하고… 물을 최대한 아끼는 거죠. 그리고 손 씻은 물은 받았다가 용변 후에 바가지를 이용해서 붓고 그렇게 아끼고 있습니다.″
가뭄은 바다도 메마르게 하고 있습니다.
양식장의 김발은 검은 윤기가 사라져 갈색으로 변했고, 아예 누렇게 떠 버린 것도 있습니다.
황백화 현상, 가뭄으로 물속 용존무기질소 같은 영양물질이 적어진 건데, 대부분의 김 양식장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문길병/김 양식 어민]
″첫 채취를 하기 전에 황백화가 온 상황은 제 기억으로는 처음인 것 같고… 수확량이나 이런 것을 봐서는 반타작이라도 지금 건지려고…″
가장 큰 걱정은 먹는 물.
140만 인구의 광주광역시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주 식수원으로 쓰는 동복호의 상류는 물이 메말라 가도가도 흙과 자갈만 가득합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
″이 정도? 작년에는 이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는 물이 다 차 있었던 건가요?> 네.″
″예년에는 바로 이 지점에도 물이 가득 들어차 있었는데요. 지금은 물이 다 빠지고 걸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습니다.″
현재 저수율은 31%.
이런 추세라면 130일 뒤에 이 저수지는 완전히 말라붙게 되고, 하루 50만톤을 쓰는 광주의 수돗물은 내년 봄 끊길 수도 있습니다.
[김경숙/광주 노대동]
″설거지도 모아서 하고요. 양변기도 페트병을 넣고 될 수 있으면 물 절약 하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어요.″
인근 영산강 물을 끌어올 관로는 설치하는데만 다섯달이 걸려 현재로선 물 절약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습니다.
최악의 가을 가뭄은 라니냐의 영향으로 동태평양 수온이 낮아져 비구름은 동남아지역에 몰리고, 중국 남부에는 고온건조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서남부 지역에 최악의 가을 가뭄이 발생한 겁니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어 내년 봄까지 가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다현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일/목포, 이정현/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