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지윤수

함박눈 맞으며 마지막 광화문응원‥"선수들 덕분에 행복"

입력 | 2022-12-06 20:17   수정 | 2022-12-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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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월드컵 에서도 우리 대표팀의 뒤에는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12 번째 태극 전사들이 있었죠.

경기가 있을 때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환호 하고 열광하면서 선수들에게 응원의 힘을 보냈는데요.

영하의 날씨에 눈까지 내렸던 어제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붉은 함성이 이어졌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뜨거웠던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새벽 두 시, 깜깜했던 광장이 붉은 물결들로 속속 채워집니다.

학생들은 등교에 앞서 광장부터 찾아왔고, 한국인 부인과 브라질 출신의 남편도 한 마음으로 광장에 왔습니다.

[구혜원·까를로스 고리토(브라질)]
″집에서 보면 둘이 부부싸움할 것 같아서 평화롭게 관람하기 위해서 거리에 나왔습니다. <누가 이겨도 상관없습니다!>″

[배경의]
″중앙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학교 안 가세요?> 끝나고 가려고요. 대한민국 화이팅!″

광장을 빼곡히 매운 3만 3천여명의 시민들.

손난로와 담요로 영하 3도의 한파를 견디고, 카페인 음료로 잠을 쫓아봅니다.

[신은수·이용석]
″<피곤하지 않으세요?> 안 피곤해요, 안 피곤해. 너무 흥분돼서 하나도 안 피곤해요.″

하지만 전반에만 네 골을 내주자,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경기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함박눈도 펑펑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지고 있지만 이곳 광장에서의 응원 열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침내 기다리던 첫 골이 터지면서 광장은 다시 들썩였습니다.

결과를 뒤집기엔 너무 늦은 반격이었지만 실망한 시민들은 없었습니다.

방금 경기가 끝났습니다.

비록 졌지만 눈까지 내리는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은 끝까지 남아 응원을 펼쳤습니다.

″선수들 애쓰셨습니다!″

[김정우]
″선수들이 잘 뛴 모습이 너무 인상 깊었고, 마지막에 또 선수가 한 골 넣었잖아요. 눈물 날 정도로‥″

[이태윤]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입국할 때 죄송하다는 얘기 안 하고 당당하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보다 과정을 격려한 성숙해진 응원만큼 모두들 뒷정리에도 힘썼습니다.

무대 시설과 울타리가 철거되기 시작했고, 시민들도 쓰레기를 정리한 뒤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김혜연]
″저 1시간 뒤 출근입니다, 압구정 로데오로 가야해요.″

동이 트면서 금세 말끔해진 광장 주변엔 언제 응원전이 있었냐는 듯 출근길 차량들이 오갔고, 각자의 열광을 가슴 속에 담은 시민들은 다시 4년 뒤를 기약했습니다.

[최연지]
″오히려 더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고, 다음 4년 뒤에 열릴 월드컵 직관하러 꼭 갈게요!″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김준형, 이상용, 김우람 /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