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윤식

2,500년 전 방식으로 움집을 지었더니‥

입력 | 2022-12-11 20:22   수정 | 2022-12-1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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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남 진주의 남강 유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 유적지로 4백여 곳의 집터가 확인된 곳입니다.

한 지역 박물관이 청동기 시대의 주거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2천5백 년 전의 도구와 방식 그대로 움집을 지어봤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서윤식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국내 최대 규모의 청동기시대 유적지인 경남 진주 남강 대평면 일대.

이 곳에선 4백여 곳의 집터가 나왔는데 가로·세로 4미터 정사각형에 기둥과 작업공을 중심에 설치한 게 특징입니다.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보기 위해 2천5백년 전으로 시계를 돌립니다.

당시 도구와 방식 그대로 움집 재현 실험에 들어간 겁니다.

먼저 돌도끼를 챙겨 산에 올라 기둥과 서까래용 목재를 구합니다.

머리에 홈을 파고 자루를 덧댄 돌도끼로 수십 번을 내려치니 나무가 쓰러집니다.

한 무리는 예리한 돌낫으로 지붕에 얹을 억새를 베어냅니다.

자재 확보가 끝나자 터파기가 시작됩니다.

어린이들이 참여해 돌괭이와 돌호미, 사슴뿔로 깊이 70센티미터의 집터를 완성합니다.

″더 파라면 더 팔게! 50센티미터. <집 안 무너지게 이렇게 해줘야지.>″

3개월이 지나 비로소 시작된 본격적인 집짓기.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올립니다.

칡넝쿨로 뼈대를 단단히 고정한 뒤 억새와 볏짚을 얹자 2천 5백년 전 움집이 완성됩니다.

[조가영/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 학예연구사]
″실제 청동기시대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살았을지 보다 생동감 있게 복원을 하기 위해서…″

겉모습은 엉성해 보여도 강한 비바람도 거뜬히 버텨냈습니다.

″호우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비가 많이 왔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에도 내부에는 침수피해라든지 물이 들이치는 상황이 전혀 없었고…″

청동기 시대 움집은 1년간 존치해 내부 온·습도 변화와 내구성을 실험합니다.

국내 최초의 재현 실험이 청동기시대 주거문화와 생활상 연구에 이바지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윤식입니다.

영상취재: 박경종 (경남) / 영상제공: 진주청동기문화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