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고재민

가파른 집값 상승세에 노후대비 '퇴직연금' 중도인출 최대‥주로 30·40대

입력 | 2022-12-19 20:15   수정 | 2022-12-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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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해 집을 사기 위한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해서 쓴 사람이 3만 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지난해만 해도 가파른 집값 상승세에 조바심이 나서 노후자금까지 투입해 집을 산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건데요.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죠.

고재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30대 직장인 안 모 씨는 지난해 말 집을 샀습니다.

모자란 자금은 10년 가까이 모았던 퇴직연금을 중도 인출해 보탰습니다.

[안 씨]
″대출이 나오는 금액이 좀 제한이 됐었잖아요, 연초에는. 제2금융권의 대출을 알아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 돈을 사용하는 게 합리적이었으니까.″

주택 마련 시기를 엿보고 있었는데 가격이 오르면서 조바심이 생겼습니다.

[안 씨]
″아무래도 다들 사는 분위기가 있었기도 했고, 알아보던 차에 좀 괜찮게 보고 있던 쪽이 나와서, 계약을 좀 급하게 진행을…″

안 씨처럼 지난해 주택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도중에 찾아 썼다는 사람이 3만 명에 달했습니다.

금액으로는 약 1조 3천억 원 규모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주택 구입을 이유로 퇴직연금을 꺼내 쓴 사람들은, 인원수로는 30대가, 금액으로는 4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집값 상승이 막바지에 달했던 지난해, 이른바 ′영끌′에 나섰던 사람들 중 일붑니다.

[공인중개사]
″마이너스 통장 개설하고, 퇴직 정산하고, 하여튼 말 그대로 ′영끌′. 그렇게 한 사람들 많아요. 작년 연말까지. 그래서 그게 좀 안타까운…″

집값과 함께 전셋값도 오르면서 전세자금 등 주거 임차 목적으로 중도인출한 사람도 1만 5천 명에 달했습니다.

중도 인출자 10명 중 8명은 주택·주거 때문에 노후 자금인 퇴직연금을 미리 빼 쓴 겁니다.

하지만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4.79% 빠져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단기간에 급히 오른데다 고금리 여파로 인해 당분간 집값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MBC 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편집: 오유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