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우종훈

"불경기지만 마음만은 넉넉" 설 맞은 전남 구례 5일장

입력 | 2023-01-20 20:20   수정 | 2023-01-2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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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설 명절 앞두고 아마 오늘 미리 장 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시골장터에도 차례상과 가족들을 맞을 준비를 위해 나선 손님들로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전남 구례 오일장에 우종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020년 기습적인 폭우로 시장 전체가 물에 잠기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던 전남 구례5일시장.

설 명절을 앞두고 5일장 좁은 골목길이 상인과 손님으로 북적입니다.

좌판에는 싱싱한 생선이며 직접 기른 나물이 가득합니다.

시장 곳곳에서 정겨운 흥정이 오가고.

″요새는 2천 원어치가 없어. 5천 원이여.″ <″아니, 2천 원어치만 줘.″>

물건을 건넬 때는 새해 덕담도 빠지지 않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코로나19로 한 데 모이기 어려웠던 자녀들이 모처럼 고향으로 온다는 소식에 부모님들은 어떤 음식을 해줄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달순·김영자/전남 구례군]
″여러 가지 할 것이 많죠. 자식들 오면 먹을 것, 또 맛있는 것, 어떤 것 해줄까 연구를 많이 해야죠.″

수해로 인한 상처가 이제 막 아물어가는 주민들도 모처럼 시장에 나와 지인들과 밥 한 끼를 나눴습니다.

[강재현/전남 구례군]
″정말 이거 침수돼서 우리가 너무 고생 많이 했어요, 여기요. (그런데 이번에는) 많이 모이고 하니까 좋죠. 여러 사람들 이야기도 듣고 또 지인들 만나서 오늘 국밥도 한 그릇 했어요, 우리 또.″

사람은 많아졌지만, 치솟는 물가 때문에 손님들의 씀씀이는 확연히 줄었습니다.

오랜만의 북적임이 반가운 상인들은 넉넉한 설 인심처럼 경기도 어서 회복되기를 바라봅니다.

[홍두례/구례5일시장 상인]
″장사가 좀 잘 됐으면 좋겠는데 전부 다 어렵잖아, 살기가. 그래도 어떡해요, 힘을 내야지. 우리가 열심히 살면 괜찮다 싶어서.″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영상취재: 김상배(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