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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단독] "이젠 집에 몰래 들어가기까지"‥알고보니 한전 직원
입력 | 2023-01-26 20:26 수정 | 2023-01-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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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 전력이 농사용 전기를 쓰는 농민들에게 명확한 기준도 없이, 많게는 수백만 원의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는 보도를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그런데 한전 직원이 아무도 없는 농민의 집에 몰래 들어가서 창고까지 뒤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구례군에서 벌꿀농사를 짓는 한 농가의 앞마당입니다.
아무도 없는 집에 한 남성이 들어오더니 창고 문을 엽니다.
잠시 뒤 스마트폰으로 창고 내부를 구석구석 찍은 뒤 집을 떠납니다.
그리고 30분 뒤 양봉 농민인 집주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전 직원이었습니다.
[백춘기/구례군 농민]
″전화가 왔더라고요, 한전 직원이. 그런데 내가 밖에 있으니까 그 다음 날 오라고…″
그런데 통화 하루 뒤 7백만 원의 위약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저온창고에 쓰는 농사용전기를 부당 사용했다는 건데, 창고 한 켠에 있던 유자차 1통과 우유 한 상자를 농산물이 아니라며 문제 삼았습니다.
[백춘기/구례군 농민]
″공문도 없었고 아, 그런 말 한마디도 없었고. 7백(만 원) 얼마를 내야 되네. 어쩌네 막 겁을 줘서 하더라고요.″
하지만 한전직원은 주인 없는 집에 무단으로 들어와 사진을 찍어간 사실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박 철/변호사]
″만약에 집주인의 협조를 구하지 않고 방문자가 임의로 주거에 침입해서 창고 문을 열어보고 물건의 여부를 확인했다면 주거침입이 성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약금 기준도 없습니다.
위약금이 너무 많다고 읍소하자 7백만 원인 위약금은 70만 원까지 내려갔습니다.
무단침입에 고무줄 위약금까지.
농민들은 한전의 농사용 전기 단속이 이젠 횡포에 가깝다고 하소연합니다.
구례 곳곳에서는 힘없는 농민들에게만 위약금을 부과했다며 한전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한전 측은 농가 무단침입논란에 대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박재욱(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