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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진
[단독][집중취재M] 약사도 없는데 '프로포폴' 반출‥도매상 주인은 의사?
입력 | 2023-01-27 20:17 수정 | 2023-01-27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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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프로포폴 같은 마약성 약품 등을 약사도 없이 불법으로 유통해온 의약품 도매회사가 적발됐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대주주가 현직 의사였습니다.
의사가 왜 의약품 도매업에 참여했을까요.
먼저 차현진 기자의 단독 보도 본 뒤에,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고양시의 한 상가건물.
2층 창문에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도매로 판매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매장으로 찾아가봤습니다.
[업체 관계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약품을 취급한다고 해서‥> 네.″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담은 상자 수십 개가 놓여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받은 의약품 등을 병원에 납품하는 도매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업체 관계자]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을까요?> 병원에서만 쓰는 물품이 있기 때문에 따로 소매를 할 수가 없어서‥″
서류철에는 마약 관리대장도 보입니다.
하지만 약사법상 반드시 상주해야 하는 약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작년 5월 이 업체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의약품 반출에 앞서 약사가 해야 할 서명을 일반 직원이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프로포폴 같은 향정신성의약품도 일반 직원이 자유롭게 다뤘다는 게 전직 직원의 설명입니다.
[전직 직원]
″거기는 약사님이 없더라고요. 그냥 본인들이 필요할 때마다 서명하고 가져가는 거였어요.″
이 업체는 지난 2017년부터 70대 약사의 면허를 불법적으로 빌린 뒤 약사가 상주하고 있는 것처럼 꾸며 의약품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업체 대주주는 경기도에서 내과를 운영 중인 현직 의사.
의사는 약 도매상을 운영할 수 없게 돼 있지만, 이 의사는 도매상을 사실상 소유하면서 운영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전직 직원]
″(의사가) 본인은 의사 인맥 그런 게 많다. 영업하는 데 있어서는 걱정하지 마라. 그런 얘기를 했었어요.″
경기도 사법경찰단은 이 의사가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주변 병원에 특정 의약품 처방을 요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의사를 포함한 업체 관계자 6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해당 의사는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지분 투자 개념으로 참여했던 것″이라며, ″업무 보고는 일부만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의약품 도매업체 대주주(현직 의사)]
″진작에 정리를 하려고 했는데 적자 사업이니까, 인수하는 사람이 없어서 질질 끌고 오다가‥(저는) 돈만 계속 대준 거예요.″
업체 측도 ″약사가 상주해야 하는지 몰랐다, 다른 도매상도 다 비슷하게 하고 있다″며 되레 억울해 했습니다.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
″운 나빠서 걸렸다는 얘기밖에 못해요, 그건요.″
해당 업체는 관계자들이 검찰에 송치된 뒤에도 여전히 상주하는 약사가 없는 가운데 운영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 영상편집: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