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종승

봄비 덕분에 23시간 만에 진압‥산불진화대원 숨져

입력 | 2023-03-12 20:04   수정 | 2023-03-12 20:0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어제부터 시작된 경남 하동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난 산불이 스물세 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오전부터 내린 봄비가 큰 도움이 됐는데요.

산림 91헥타르가량이 불에 탔고, 불길과 사투를 벌였던 60대 산불 진화 대원이 심정지로 숨졌습니다.

이종승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에서 난 산불은 밤새 계속됐습니다.

산불특수진화대원 등 1,200여 명이 가파르고 험한 지리산 원통암 주변까지 올라 사투를 벌였습니다.

당초 산림당국은 오늘 날이 밝는 대로 헬기를 투입하려 했지만, 짙은 연무가 끼면서 오전 10시 30분에서야 헬기 투입이 시작됐습니다.

다행히 그 무렵부터 화개면 일대에 11mm의 봄비가 내려 진화작업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홍종금/경남 하동군 화개면]
″비가 와서 반가워서 우리가 박수쳤어!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될 것인데…″

결국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약 23시간 만인 오늘 낮 12시 20분쯤, 주불 진화를 마무리했습니다.

현장에는 일부 진화대원이 남아 다시 불이 붙는지 감시했습니다.

마을회관 등으로 긴급 대피한 두 개 마을 주민 74명은 모두 귀가했습니다.

[김찬예/경남 하동군 화개면]
″비도 안 오지, 불은 더 타올라간다고 하지, 애가 터져 죽는 줄 알았어요. <잠도 못 주무시고> 예.″

이번 산불로 민가 세 채가 탔고, 피해 면적은 91헥타르, 약 9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젯밤 진화 작업을 벌이던 61살 산불진화대원이 심정지 증세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승철/경남 하동군수]
″(심정지가 와서) 주변에서 응급 심폐소생술을 실시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렇게 살리지를 못했고…″

산림당국은 나무를 태워 가동하는 보일러에서 나온 재가 산으로 처음 옮겨붙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종승입니다.

영상취재: 손원락(경남)